-
-
왜 세계는 인도네시아에 주목하는가 -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최대 경제대국을 가다
방정환 지음 / 유아이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에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여행을 다녀왔다. 족자카르타는 과거 인도네시아의 수도였다. 인도네시아를 430년 동안 식민 지배한 네덜란드에 맞서던 1945~1949년의 독립투쟁 기간 동안 족자는 임시 수도 역할을 했으며, 16~17세기에는 마타람왕국의 수도였다. 그래서인지 족자 곳곳에서는 독립투쟁의 기록과 고대왕국의 융성한 역사 흔적들을 볼 수 있었다.
족자 시내에서 차량으로 30분가량 달리자 북동쪽으로 15㎞ 떨어진 곳에 힌두교 사원인 프람바난이 있었다. 현지인들은 그곳을 ‘로로종그랑(아름다운 처녀)’이라고 부른다. 사원에 얽힌 설화의 내용은 한 왕자가 공주를 사랑해 결혼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결혼을 원하지 않던 공주는 왕자에게 1000개의 신전을 하룻밤에 쌓을 수 있다면 허락하겠다고 말한다. 이에 왕자는 악마의 힘을 빌려 1000개의 신전을 순식간에 쌓아 올린다. 이것을 안 공주는 사람들에게 신전 하나를 몰래 무너뜨리라고 지시해 결국 999개의 신전에 그치고 만다. 이를 본 왕자는 공주를 석상으로 만들어 1000번째 신전을 완성한다. 바로 이 신전이 시바 요정 ‘두르가’상이다. 그녀를 만지면 예뻐진다는 믿음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기에 새까맣게 손때가 묻어있었다.
이 책은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 출신 사업가 방정환 씨가 현지에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슬람 문화권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성공하기 위한 산업, 역사, 문화적 정보를 소개하고, 인도네시아의 성장 가능성과 한국과의 관계를 살펴본다.
인도네시아 하면 ‘세계에서 섬이 가장 많은 나라’로 ‘발리’ 휴양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젊은 노동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나라다. 인구 2억5000만명, 세계 4위 풍부한 내수시장을 앞세워 세계적 경기침체 속에서도 성장세는 멈추지 않는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에 육박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글로벌 자본과 인재가 앞 다투어 인도네시아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종교적으로 전체 인구의 90%인 2억 1000만명이 무슬림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이슬람 문화가 짙게 배여 있다. 이미 한국 2200개가 넘는 회사가 진출했다. K-POP과 K-Drama에 대한 인도네시아 청소년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어서 이슬람 국가 한류 진출의 교두보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슬람 문화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 소개된 인도네시아의 모습을 보면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있으며, 거리에서 스마트폰에 빠진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그만큼 교통체증도 상상을 불허한다. 인도네시아 소비시장을 꿰뚫는 두 단어가 바로 스마트폰과 자동차인 셈이다.
무슬림이 관광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할랄이다. 할랄은 식품과 화장품 등 코란 경전에서 ‘먹고 마시고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들이다. 반대로 금지된 것이 하람이다. 할랄은 대부분이 과일과 야채, 곡류, 어류 등 식품이다. 육류 중에서는 할랄 방식으로 도축된 무슬림이 도축하고, 동물의 머리를 이슬람 성지 메카 방향으로 눕히는 등 이슬람 규율을 따른 방식은 가능하다.
인도네시아는 한국과는 공통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질적인 나라이지만 미래성장성이 유망한 곳이므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계 경제의 변화를 엿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