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아
우근철 지음 / 리스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요즘 젊은 층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 중에 하나가 헬 조선이란 말이 있다. 이는 지옥을 뜻하는 영어 단어 Hell과 조선의 합성어로 마치 지옥과도 같은 대한민국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사는 것이 팍팍하고 빈익빈부익부나 금 수저, 흙 수저 논란과 같은 사회 병리 현상이 끊이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말들이 나오는 것이다. 기회만 된다면 차라리 외국으로 이민을 가겠다는 이들의 수도 적지 않다. 그만큼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선 조국인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먹고살 만한 세상이 왔다는데도 국민이 느끼는 행복감은 경제 성장을 따라가지 못해 많은 국민이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에서 첫 번째라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부푼 꿈을 안고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할 청소년들은 입시 지옥에 시달리다 못해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취업난에 옥죄인 청년들은 막막하기만 한 앞날에 모든 것을 포기한 삼포세대’, 아니 오포, 칠포세대로 전락한 지 오래되었다. 그들은 우리의 현실을 헬조선이라 자조하면서 굳게 닫힌 취업의 문을 주먹에 멍이 들도록 두드리고 있다.

 

이 책은 사각형 이야기운영자이자 누구보다 치열한 20대를 살았던 우근철이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100여 장의 사진과 함께 담은 첫 번째 사진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5년 전 <어느 젊은 광대 이야기>를 내며 청년 여행가로 이름을 알렸다. 그 후, 전 세계를 다니며 사진을 찍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짧은 글로 써 페이스북에 우리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으며, 10만 회 이상의 인기 페이지가 되었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오늘도 마음껏 헤매자고, 그래도 괜찮아에서는 청춘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풀어낸다. 2가끔 덩그러니와 마주할 때, 그래도 괜찮아에서는 과거의 추억과 그리움을 풀어낸다. 3영원히 머물 것처럼 떠나, 그래도 괜찮아에서는 여행의 설렘을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책 표지에 있는 말에 마음이 끌린다. “청춘이라 하기엔 너무 때타버렸고 어른이라 하기엔 한참 덜 익은 지금아직도 덜 익은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오늘도 마음껏 헤매자고, 그래도 괜찮아 걱정근심 없이 사는 내가 부럽다고 한다. 너한테 말 안한 거지 없는 게 아닌데 말야”(p.10)라고 말했다.

 

이 책은 위로와 용기를 주기보다는 담담하게 현재 2030세대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이야기가 촘촘히 적혀있어 너무 좋다. 짤막짤막한 문장들은 가슴에 못을 박는 것처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은 손에 들자마자 술술 넘어간다.

 

나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잃어버린 진심들을 되찾는 것뿐이고, 솔직함으로 살아가는 태도에 달려있다. ‘그래도 괜찮아늘 힘들어 하는 나 자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젊은 청춘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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