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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이 죽은 후 후회한 21가지 - 소중한 사람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는 법
오츠 슈이치 지음, 정연주 옮김 / 경향미디어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죽음은 우리 누구에게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죽음은 인간의 가장 큰 아이러니이다. 태어난 순간 죽음은 시작된다. ‘언젠가 죽는다’라는 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은 인류의 영원한 숙제였고, 삶에 내재된 공포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혹은 질병에 걸려 죽음이 점점 가까워질 때 우리는 두려워한다. 사람은 왜 죽을까? 행복하게 오래오래 아니 영원히 살 수는 없을까?
나는 청소년 시절부터 20대 중반 시절까지 교회 수련회에 가서 ‘죽는 연습’이라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다. 임종연습을 하고, 공동묘지에 들어가 찬양을 부르고, 유언장을 작성하고 사람이 누울 만큼의 땅을 파서 얼마동안 그 속에 누워있는 프로그램이다.
죽음은 무엇일까? 잠언에 보면 “지혜로운 사람은 장례식에 간다”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인간은 언젠가 죽게 되는데 죽음 앞에서 사람다워지는 존재로서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인간이 태어나는 것은 순서가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얼마동안은 홀로서야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은 1000여 명의 임종기 환자를 간호한 호스피스이며 죽음의 경계선에서 희망을 보는 의사인 저자 오츠 슈이치가 임종기 환자의 죽음에 이르는 경과를 담담히 서술하고 환자 본인, 가족, 간병인, 의료인 등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는 언제나 함께 할 것처럼 생각하다가 막상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잘할 걸” 하고 한탄한다. 왜 꼭 잃은 다음에야 소중함을 알게 될까? 작별의 순간이 오기 전에, 지금 소중한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최선을 다해 마지막 시간을 함께해야 한다.
통계상 사람은 일생 약 3명의 소중한 사람과 작별한다고 한다. 작별은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도 있고, 서서히 찾아올 수도 있다. 최근 ‘웰다잉’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의미 있는 죽음’을 뜻하는 ‘웰다잉’은 삶의 마무리를 앞서 생각해보고 준비하자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책은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었는데 첫째, 마음의 준비를 해 둘 걸 그랬습니다(작별준비) 둘째, 사랑한다고 말할걸 그랬습니다(간호 실전) 셋째, 더 잘할 걸 그랬습니다(마지막 시간) 넷째,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작별 후)
사람은 누구나 소중한 사람과 작별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좀 더 잘해줬어야 했는데...“ ”좀 더 함께 시간을 보낼걸“하고 후회를 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상의 일들인데 인간은 잃고 나서야, 혹은 잃을 법해야 소중함을 깨닫는 존재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내가 죽음에 대한 상식에 너무 매몰되어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봤다. “어째서 해주지 않았던 걸까?” “부탁을 들어줄 걸”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마지막 보다 좀 더 이전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