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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도 괜찮을까? - 어쨌든 한번은 부딪히는 인생 고민
피오나.미나리 지음 / 다온북스 / 2015년 11월
평점 :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싱글 여성이라면 누구나 혼자 있을 때나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한 번쯤은 던지게 되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특히 주변에 결혼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갈 때는 더욱 더 그렇다. 결혼은 친구가 했는데 왠지 모르게 무언가 달라진 것 같고, 싱숭생숭해지는 마음은 기본이요. 알 수 없이 먹먹한 기분과 정의할 수 없는 심난함은 옵션으로 따라붙는다.
연애와 일, 일과 결혼 사이에서 가장 이상적인 지점을 찾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자들에게 도통 그 지점을 보여주지 않는다. 결국 듣게 되는 것은 ‘선택하라’, ‘포기하라’는 답 뿐이다. 그래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했다는 ‘삼포세대’가 등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인어공주는 왜 결혼하지 못했을까?>로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전파하던 ‘피오나’와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어쩌다 보니 홀로 남겨진 마흔한 살 직장녀 미나리 두 저자가 남보다 조금 느리게 혹은 다른 길로 가고 있는 자신들의 솔직한 고민을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은 마흔을 넘어 여전히 혼자 사는 내가 이대로 괜찮을지, 행방불명이 되지 않고 살아갈 방법이 있을지 스스로도 궁금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고 고백한다. 또, 행불자와 전업주부를 모두 경험한 피오나는 마흔을 지나며 알게 된 것들과 늦은 결혼부터 육아까지 여자의 인생을 둘러싼 고민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제안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들은 ‘이 나이에 무슨’이라며 스스로 움츠러들고 ‘그 나이 먹도록’ 뭐하냐며 질타의 대상이 되어 어디론가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은 우리들의 먹먹한 가슴을 탁 터놓고 말해보자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30대에는 ‘결혼을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컸다면 오랜 시간 혼자 살아온 지금은 ‘정말로 결혼을 하고 싶긴 한 걸까’로 걱정의 내용이 바뀐 것 같다. 미래에 대한 불안이 30대보다 더 커지고, 더 가깝게 느껴지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p.59) 라고 했다.
30대만 해도 ‘늙는다.’라는 주제로 얘기를 한다. “늙으니까 피부가 장난 아냐. 올 여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가을되고 겨울 되니 각질의 질이 다른 것 같아.” “이제 밤새고 노는 건 못 하겠어. 나이를 먹었나봐.” “남자들도 나이 먹은 여자는 여자로 안 본다니까!” 이런 얘기를 꺼낼 수 있는 것도 30대까지다.
이젠 노화를 느끼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 노화는 빨리 오기도 하고, 늦게 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늙지 않는 사람은 없다. 노화를 받아들이되 ‘나이’에 ‘노화’에지지 않고, 포기하지 말고 나로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좀 더 멀리 아름다운 동행을 위한 가족과 이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혼자여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이제야 말로 ‘혼자여도 정말 괜찮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