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누구나 여행을 꿈꾼다. 아마 떠나기 전의 설렘이 있어 좋고, 돌아와서는 남겨진 추억과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폭염의 태양 아래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밭일을 하시는 우리의 이웃 사람들이나, 책상 앞에 쭈구려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이나, 오다가다 등산길에서 만나는 여행객보다도 더 여행객 차림을 한 중늙은이도 사람들은 여행을 꿈꾸며 원한다. 날씨가 더운 여름이면 덥기 때문에, 날씨가 추운 겨울이면 춥기 때문에, 날씨가 청명해지는 가을이면 여행하기가 좋아서, 날씨가 풀리는 봄이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사람들은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왜 여행을 하고 싶어 할까? 명승고적지를 찾아가 그 경관을 구경하고 싶어서? 사람이 드문 한적한 곳에 외토리로 앉아서 청풍명월을 읊어며 일상의 때를 씻어내려고? 대하기 어려운 낯선 문화에 텀벙 뛰어들어 그 속에 빠져보는 게 좋아서? 잠시 맞딱뜨리기 힘든 현실을 피해 숨어있을 목적으로? 아니면 이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은 무엇을 찾아 나서는 또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나는 그동안 외국 여행을 많이 했다. 여행사에서 안내하는 정해진 코스를 따라 하는 패키지여행을 했는데 이젠 홀로 배낭 하나 질끈 메고, 주로 걸으며 혹은 자전거를 타며 세상 이곳저곳을 가보고, 그곳의 세상을 느끼고 싶다. 걷고 싶으면 걷고, 가는 곳마다 지역 풍경만 구경하는 것이 아닌, 그곳 사람들과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우선 먼 외국여행보다는 국내여행을 떠나고 싶다. 그래서 읽은 책이 <내가 선택한 최고의 여행>이란 책이다. 쌀쌀한 가을바람을 맞아 가면서 읽는 지미가 쏠쏠하다.
이 책은 문화체육관광부 객원사진가로 활동하는 임운석 여행작가가 봄꽃 나들이, 가을 단풍, 드라이브 코스, 서울 근교 수목원, 캠핑, 한옥마을, 차 없이 떠나는 여행 등 다양한 주제별로 우리나라에서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05곳의 매력을 소개한다. 또한 여행지마다 가장 좋은 때를 포착해 찍은 사진을 수록하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책을 펴보면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은 물론 영화와 드라마로 유명해진 여행지,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하는 명소, 생애 한번쯤 경험해 볼만한 체험까지 다채로운 여행 테마를 제안한다. 또한 대중교통과 자가용으로 찾아가는 방법을 친절하게 안내하며, 주변 숙소, 맛집 정보는 물론 대표로 꼽지 않았지만 그 밖의 가볼만한 여행지까지 수록해 이 책 한 권이면 시간 낭비 없이 알찬 여행 코스를 짤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상투적인 여행지 소개가 아닌, 저자가 발품 팔아 얻은 깨알 같은 생생한 정보가 가득하다. 이제 이 책 한권만 가지면 대한민국 어디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
여행은 가고 싶으나 막상 떠나려니 목적지를 정하기가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 때 이 책을 매주 10분씩 투자해 이 책을 읽고 가보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떠난다면 1년 52주, 행복한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