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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 - 창세기의 인문학적 설교 ㅣ 인문학적 설교 총서 1
이오갑 지음 / 한동네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인간은 누구나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고 싶다. 국제정치의 불안정을 해결하고 두려움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할 책임이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주어져 있다. 더 나아가 필요 이상의 과도한 두려움을 만들어내는 뭔가가 있다면 비판적 성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두려움은 부정적 자극에 대한 감성적 반응이다. 그러나 실제 존재하는 위협이나 자극만이 두려움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때론 상상이 두려움을 자극한다. 두려움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경직되고 행동의 범위도 위축된다. 우리는 인간의 이성과 판단력과 비판적 사고를 이용해 우리가 가진 두려움을 지켜보고, 우리의 두려움을 현실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상과 과장과 거짓이 아닌 실제 위협을 근거로 두려움에 반응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를 졸업하고 그리스도대학교 교수로 봉직하면서 작은 교회, ‘자유와 사랑의 공동체’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이오갑 교수가 창세기에 기록된 사실들을 통해서 그 안에 담긴 의미의 세계를 열다섯 편의 설교로 나누어 자유와 사랑의 공동체 예배에서 했던 것들을 엮은 것이다.
저자는 신학을 하면서 사람들의 고통과 불행, 슬픔과 절망, 불안 같은 존재의 심연에서 일어나는, 그래서 자기도 어쩌지 못하는 어려움들을 성찰하게 하고,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는 학문이라는 것을 깨닫고 창세기의 의미를 21세기 신자유주의 시대의 빛에서 펼쳐 보여줌으로써 창조의 옛 이야기를 바로 오늘 우리들의 이야기, 오늘 우리들, 우리 사회의 새로운 창조이야기로 만들어주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나 믿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합리적으로, 이유를 가지고 내용을 설명하므로, 신자나 불신자를 막론하고 누가 읽어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텍스트 자체가 감추고 있는 의미를 언제나 현대의 상황과 관련해서 찾음으로써 그 옛날 텍스트가 바로 지금 우리의 이야기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17, 18세기를 계몽주의 시대라고 한다. 계몽이란 종교적 미신과 압제에 의해서 야기된 민중의 무지몽매의 상태를 이성의 빛에 의해서 몰아내고자 하는 운동이다. 그래서 평민들은 과거의 미신적이고 운명론적인 세계로부터 벗어났고, 봉건적이고 전근대적인 의식도 내버릴 수 있었다. 계몽주의가 있었기에 대혁명이 가능했고, 민주주의가 발전한 것이다.
저자는 창세기 1장 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말을 “계몽적인 사상의 압축된 표현”이라고 하면서 “창조신앙은 이스라엘 자신들을 포함한 고대인들의 오랜 자연종교의 기반을 허물고, 거기로부터 벗어나게 했던 계몽사상이고 혁명이었다.”(p.59)고 말했다.
세상에는 두려운 것들이 많다. 돈이 없으면 두렵고, 권력이 없으면 두렵다. 두려움은 사람들을 비이성적이고 어리석게 만든다. 두려움은 자유롭지 못할 때 생긴다. 예속되어 살 때, 종으로 살 때 생기는 감정이다. 우리는 대개 물신교도들이고, 자연교도들로서 세상의 어떤 것들을 자기도 모르게 신으로 숭배하며, 거기에 예속돼서 살고 있다. 이 책은 세상의 물신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과장된 환상을 버리고 소중한 우리들 자신의 삶을 찾고 자유를 얻을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