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한 줄, 쓰다
이대영 엮음 / 별글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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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에서 초겨울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서 강릉으로 갔다. 하지만 하루 종일 고속도로가 붐비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았다. 시간만 허비하고 피곤하기만 했다. 차라리 집에서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후회를 하면서 서점으로 달려가 시집, 산문집, 수필집 등 몇 권의 책을 골랐다. 머리를 깨끗이 하는 데에 독서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10월이 다 가기 전에 이 한 권의 책을 읽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삶의 보람을 얻도록 하자. 풀빵 문방구에서 책을 뒤지고 읽던 소년의 감성이 다시금 살아나는 것 같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을 날씨가 선선해서 독서하기 좋다는 것으로 알았는데 가을은 놀러 다니기 딱 좋은 계절이라 독서를 하는 이들이 줄어든다는 이유로 가을에도 독서를 많이 하자는 취지라고 매스컴을 통해서 전해 들었다. 물론 책을 읽는 계절이 어디 정해져 있겠는가마는 가을이면 단풍놀이 가야하고, 들녘마다 가을걷이도 하고, 겨울채비도 해야 하니 바쁜 시기여서 그런가보다.

 

이 책은 경영학을 전공한 뒤 건설사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던 저자 이대영이 일과 사람에 치여 한 번 지나면 다시 오지 않는 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는 건 아닐까?”하는 반복되는 일상에 무료함을 느끼며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러고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글들을 읽으며 똑같은 하루 같지만 날마다 특별한 순간이 있음을, 예기치 못한 행복이 있음을 발견해 나갔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향기롭게 물들인 이야기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 그것들을 하나하나 따라 적다 보니 단순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차원을 넘어 글쓴이의 가치관까지 느끼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눈으로만 보는 것과 직접 쓰며 읽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걸 깨달은 저자는 자신의 삶에 행복을 선물한 글들을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어 자신의 마음에 와 닿은 글 중 100편을 한 권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은 읽으면서 직접 글을 따라 써보도록 한쪽 면에만 글이 써져 있다. 반대쪽 면은 공백으로 되어 있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직접 써보도록 했다.

 

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글씨를 쓰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이 책에 글을 써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이 책은 한 번 읽기 시작하면 그 다음이 궁금해서 한 장만 더 읽고 자야지 하면서 읽다가 잠을 설치기도 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내면의 행복이라는 윌리엄 라이언 펠프스의 시를 기록했다. “진정한 행복은 외적인 존재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못도 안부터 차오르지 않는가. 이처럼 행복은 내면의 생각과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다.”(p.30)

 

이 책을 읽으면서 호주의 작가 휴 화이트의 실수에서 배우다란 시를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실수를 저질렀을 때 오래 뒤돌아보지 마라. 그 대신 실수의 원인을 마음에 잘 새기고 앞을 내다보라. 실수는 지혜의 가르침이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는 당신 손에 달렸다.”(p.150) 이 책을 읽고 손을 움직여 글자를 적는 사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지고, 삶의 지혜를 깨달으며, 진짜 내 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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