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혼해도 연애가 하고 싶다 - 혼외연애
가메야마 사나에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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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란 말이 있다. 결혼을 한 사람들은 다신 안한다며 반색하는 결혼이지만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결혼에 대한 꿈을 놓지 못한다. 누군가는 결혼은 연애의 무덤’ ‘결혼은 미친 짓이라며 노골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다.

 

결혼은 사랑하는 한 쌍의 남녀가 앞으로 남은 평생을 서로 함께할 것을 당사자는 물론 국가와 주변 사람들 앞에서 법적·관습적 절차를 통해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이를 공인받는 일종의 사회적 의례이다. 결혼의 가장 큰 특성은 결혼이 곧 일종의 구속력 있는약속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요즘은 결혼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혼외연애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결혼해서 가정이 있는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일까? 왜 이혼을 하지 않고 연애만 하는 것일까?

 

이 책은 <난 결혼해도 연애가 하고 싶다>는 여성의 삶을 중심으로 연애, 결혼, 성 문제에 대한 사회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필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가메야마 사나에의 최신작으로, 불륜이라는 말이 왜 혼외연애라는 말로 바뀌었을까. 그로 인해 불륜이었을 때의 사랑과 혼외연애일 때의 사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기혼자의 연애는 가정생활에, 또는 결혼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15년간 실제 사례를 통한 작가의 취재 경험을 바탕으로 명쾌하게 답을 제시한다.

 

1980년대 거품 경제가 활개를 치던 일본에는 유부남에게 애인을 알선해주는 업체인 애인 뱅크라는 것이 있었다. 저자의 친구도 이 회사에 등록해 돈 많은 유부남을 만나 화려한 삶을 살았는데 이후 거품이 꺼지고 일본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 남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졌으니 혼외연애도 시들었을까. 오히려 불황이 주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사람들은 연애에 매달렸다.

 

불륜이란 말은 원래 인륜에 어긋나는 일을 뜻한다. 따라서 남녀관계에 한정한다면 불륜의 사랑이라고 해야 맞는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사용하게 된 단어가 바로 혼외연애이다. 혼외연애는 생활에 여유가 있을 때 누리는 여가나 취미인 경우도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치관의 변화가 만든 행복 추구의 방식이다. 그러니까, 사는 게 어려워져도 사람들은 행복하기 위해 사랑을 애타게 찾는다는 얘기다.

 

시대가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10년간 이어져왔던 간통죄가 지난 2월 위헌 결정이 내려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최근 TV 방송에서는 과거 불경스럽다며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혼전 동거혼외 정사등이 프로그램의 소재가 되거나 주제가 되고 있다. 그만큼 성()에 대해 보수적이었던 우리사회가 점차 개방적이고 관대해지고 있다.

 

이 책은 혼외연애를 권장하기 위해 쓴 책이 아니다. 지금 하나의 사회현상이 되어 있는 혼외연애에 대해, 그들은 왜 죄책감을 껴안으면서도 혼외연애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그들은 어떤 고민과 어떤 불안을 가지고 있는지,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 분석한다.

 

이 책이 불륜, 즉 혼외연애를 정당화 하며 사랑이라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을 되살리고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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