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 맑은 영혼의 땅, 히말라야에서 온 청전 스님의 선물
청전 지음 / 휴(休) / 2021년 7월
평점 :
품절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또한 서로에게 길들어지는 것 역시. 아무리 눈뜨고 코베어 갈 세상이라지만 나는 나, 너는 너가 아니기에 오늘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외롭지만은 않다.

 

인생이란 누구나 고지를 넘는 것과 같은 힘든 과정이 있다. 나를 속이고 기만하는 것조차 내가 험고를 넘어설 수 있는 에너지가 될 때가 있다. 그래서 고통이 곧 행복의 씨앗이 된다.

 

<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이다. ‘만남이 축복이 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복 중에서 만남의 축복이 제일 중요한 복이다. 사람을 잘 만난다는 것은 인생 최고의 행복이요, 잘못 만나면 인생 최악의 재앙이다.

 

이 책은 신학생에서 승려로, 다시 한국에서 인도로, 참스승을 찾아 떠돌던 10여 년의 행각을 멈춘 뒤 티베트 난민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달라이 라마를 모시고 26년째 구도의 여정을 이어가는 청전 스님이 그동안 수행 길의 거울로 삼아온 달라이 라마와 이름 없는 참스승들의 맑고 아름다운 삶을 글과 사진으로 전한다.

 

저자는 신학교에서 신부 수업을 받다 송광사로 출가하여 스님이 되셨다고 한다. 신학생에서 승려로 다시 한국에서 인도로, 참스승을 찾아 떠돌던 십여 년 행각을 멈추고 히말라야에 정착한지 26년이다. 그 세월을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서 살면서 매년 찻길도 없는 해발 사오천 미터 히말라야 산속 곰빠(불교사원)에서 생활하는 라다크의 스님들과 주민들을 위해 의료 봉사를 다닌다. 일 년에 단 한 차례 열리는 라다크로 떠나는 여름 한 달 순례길이다. 한국에서 공수해간 의약품, 보청기, 손톱깎이까지 걷고 또 걸으며 힘들게 나르는 일도 수행의 일부로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도의 티벳 불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저자가 26년째 머무는 북인도의 다람살라는 달라이 라마와 티베트 난민들의 거주지인데 그곳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행을 겪으며 히말라야 설산을 맨몸으로 넘어온 난민들의 사연을 듣노라면 마음이 아프다. 티베트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던 세 비구니 스님은 중국의 감옥에서 극악무도한 성폭행에 시달리다 히말라야 설산을 넘어왔는데 양심의 가책 때문에 더 이상 스님 신분을 유지할 수 없어 평범한 일반 신도로 새 삶을 꾸리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 위해 몰래 국경을 넘다 양쪽 시력을 잃는 사고를 당하고 이십 대 나이에 양로원에 거주하는 스님도 있다.

 

남인도 카르나타카 주 카르와르 지방의 치갈리라는 마을에 있는 힌두 사당에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 있다. 인도의 평범한 시골 할머니가 밝힌 꺼지지 않는 등불의 힌두 사당에는 보시함이나 헌금함이 없다. 오로지 정화된 믿음으로 밝힌 순수의 불빛이기에 그 불이 아직도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라이 라마가 법회에서 반복하는 요즘 티베트 라마들이 하는 일이라니, 큰 절 짓고 큰 불상 만드는 게 불교인 양 헛짓만 한다. 수행이나 공덕은 토끼 꼬랑지처럼 짧은데, 이름과 명성만큼은 토끼 귀처럼 길다.”는 말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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