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관광 방랑 - 우리, 왜 일 년이나 세계 여행을 가는 거지?
채승우.명유미 지음 / 북클라우드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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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를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를 꼽아보니 50개국은 더 되는 것 같다. 1년에도 몇 차례는 여행을 한다. 하지만 여행은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여행은 힘이 든다. 목적과 상황에 따라 여행은 천차만별이겠지만, 내가 경험한 여행은 그야말로 극한의 고통을 참아야만 했다. 아무리 젊어서 고생해야 된다는 말이 있지만, 이렇게 힘든 것을 참지 않으면 여행을 할 수 없다.

 

이 책은 채승우·명유미 부부가 함께 떠난 1년간의 세계일주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사진기자로 19년을 근무했던 저자는 새로운 인생을 열겠다고 사표를 던졌다. 인생의 두 번째 무대로 넘어가는 막간을 이용해 그는 아내와 함께 세계 일주를 떠나기로 한다. ‘함께 떠났다가 각자 돌아오는 일이 허다한 게 커플여행이라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부는 전셋집을 정리하고 짐을 꾸렸다. 4개의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며 31개국을 밟았다. 저자는 부유하듯 자유롭게 떠돌며 관찰하고 경험한 것을 과장하지 않고 위트 있게 풀어냈다. 1년간의 여행이 끝난 뒤 부부는 내가 원하는 것과 남들이 원하는 것을 구별하기로 했다. 여행을 하고 나서 일상은 조금 더 안온하고 조금 더 재미있어졌다고 말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중앙아메리카의 멕시코에서 여행을 시작했다. 남미를 여행하고 북미로 갔다. 아이슬란드를 거쳐 유럽으로 넘어가 여러 개의 국경을 넘었다. 터키와 이란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고, 동남아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다.”(p.3)고 말했다. 저자는 네 개의 대륙을 종횡무진 누비며 31개 나라의 땅을 밟았다.

 

저자들은 여행을 하면서 세상을 구경했다고 한다. 낯선 풍경과 문화, 가지각색의 사람들은 그들을 매혹했다. 남미의 다양한 축제를 보고서는 축제란 단지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으로 들어가 체험하는 것임을 알았고, 멕시코 음악 트로바를 듣고서는 각 나라마다 시디 한 장씩을 사겠다는 그 나라 대표 음악 수집 프로젝트를 실행하기에 이르렀다. 여행자들의 로망인 북미의 루트 66’을 차로 달릴 때는 속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일종의 선적인 경험도 했다. 북유럽의 백야나 이란 사람들의 정겨운 웃음이 고스란히 가슴에 남겼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여행은 낯선 세상을 만나는 일이라고 하면서 낯설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각적으로 다름을 말한다. 여행 사진에는 내 여행이 담긴다. 내가 찍은 사진 중에 어디선가 본 듯한 것이 많을수록, 내 여행은 실패 쪽에 가깝다. 사진이 낯설다면 비로소 우리의 여행은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p.153)라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들이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 혼자가 아닌 부부가 함께 여행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할까? 난 가끔 혼자 여행을 하면서 외롭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는 아무리 바빠도 아내와 함께 할 것이다. 아마도 일 년쯤 여행을 한다면 세상을 다 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이 책은 나로 하여금 일 년 동안 수많은 나라를 다니며 떠난 여행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우리가 세상에 살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돌아보지 못하고 죽는 다면 얼마나 아쉽고 후회스럽겠는가? 여행을 하면서 내가 누군지 돌아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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