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바뀌면 자식이 산다
유순하 지음 / 문이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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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자식에 대한 가치관이 유별나다. 옛날부터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내리사랑이라고 말한다. 부모는 입을 것 제대로 못 입어도 자식만큼은 좋은 옷 사 입히고, 부모는 물로 허기를 채우면서도 자식에게는 끼니마다 쌀밥을 먹여 키웠다.

 

더욱 우리나라 부모들의 교육열은 대단하다. 인생을 걸고 자녀교육에 올인하다시피 한다. 아무리 돈이 없어도 빚을 내고, 땅을 팔아서라도 교육은 시킨다. 나 역시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20년 가까이 엄청난 돈을 자녀 교육에 투자했다. 30~40대엔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사교육에 돈을 쓰고, 50~60대에는 자녀의 대학등록금과 결혼비용을 위해 돈을 쓰느라 허리가 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나라는 자식에 대한 투자가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이들이 학교 갔다 오면 학원으로 내몰린다. 적어도 다섯 개 내지 일곱 군대 학원을 다닌다. 이런 나라에서 청소년들이 행복할 리가 있겠는가?

 

이 책은 원로 소설가 유순하 씨가 후생들에게 전하고픈 생각 전환 에세이 세 번째 책으로 이 시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교육과 육아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교육 망국론에서 비롯된 공교육과 사교육의 폐해부터 체계적, 조직적으로 망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교육 환경과 부모들의 잘못된 자녀 교육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저자는 피폐한 우리 교육의 현실 속에서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없는 젊은이들이 양산되고 있다고 토로한다. 직접적으로는 부모들의 생각과 역할 전환을 강조한다. 과보호와 자식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문제, 교육에서의 간섭과 강제 등을 도마 위에 올린다.

 

이 책의 제목 <부모가 바뀌면 자식이 산다> 를 보면 평범한 자녀교육서 같이 생각이 된다. 부모의 솔선수범, 실천을 강조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가정을 보면 누구보다도 자녀교육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부터 두 딸과 막내아들을 각각 연세대·서울대·KAIST에 진학시켰다고 한다. 그것도 일체의 사교육 없이, 오로지 독서와 될수록 간섭하지 않는 방목의 힘만으로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 정도라면 누구라도 성공했다고 하면서 부러워한다. 그런데도 저자는 스스로 자식 농사에 실패한 농부라고 말한다. 좋은 대학 진학이 자녀 교육의 최종 성적표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잣대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나는 내 자식들의 장점이나 성취가 나의 공로라 생각하지 않고, 내 자식들의 단점이나 좌절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굳이 따지자면, 예를 들어 단점이나 결여 같은 경우, 아무리 세태 핑계를 댄다 할지라도 나의 불찰이 될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 정도는 가능하다.”(p.353)고 말했다.

 

저자는 신문기사, 각종 통계 등을 동원해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 가며 자녀 교육 성공 방법을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세 가지 독으로 과보호·잔소리·체벌이라고 하면서 자식을 살리는 세 가지 비결은 사랑·방목·칭찬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전문적인 용어가 없이 쉬운 말로 누구에게나 쉽게 술술 읽힌다. 자식과 부모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체험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 책을 한국의 부모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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