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태안 오늘은 시리즈
김미정.전현서 지음 / 얘기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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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만의 바다를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비록 에메랄드빛의 아름다움은 없다 하더라도 어느 바다든 추억과 시간이 재충전하는 공간이다. 내게는 충청남도 태안군 꽃지해수욕장이 그러하다.

 

나는 마음이 울적하고 외로울 때는 혼자서 꽃지해수욕장을 찾는다. 꽃지해수욕장은 할배바위, 할매바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낙조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꽃지해안공원과 연결되어 사철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간척 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된 안면도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꼽히며, 오래 전부터 주변에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어 꽃지라는 지명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는 바닷가에는 할배바위, 할매바위의 슬픈 전설도 깃들어 있다. 신라 흥덕왕 때인 838년 해상왕 장보고는 안면도에도 기지를 두었는데 기지사령관이었던 승언과 아내 미도는 부부 금슬이 유난히 좋았다고 전해진다.

 

이 책은 김미정 전현서 두 작가가 일곱 해변길을 걸으며 겪는 에피소드를 모았다. 태안의 아름다운 풍경과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바람이 머무는 태안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얼마 전에는 태안에 가서 굴밥을 먹고 왔고, 시간이 좀 여유가 있을 때면 나문재에 가서 산책을 하고 오는데 가장 풋풋했던 시절에 자주 갔던 곳이라 그런지 다시 찾을 때마다 아련한 추억이 떠올라 더욱 애틋한 느낌이다.

 

이 책을 펼쳐들고 표지를 보면 조각구름이 걸려 있는 아름다운 하늘이 펼쳐지고, 갯벌을 거닐고 있는 두 꼬마 아이가 눈에 들어온다. 조개라도 줍기 위해 눈을 떼지 못하는 꼬마들을 볼 때 옛날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 책은 모두 7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1구간 바라길, 2구간 소원길, 3구간 파도길, 4구간 솔모랫길, 5구간 노을길, 6구간 샛별길, 7구간 바람길이다.길 이름이 너무나 정겹다.

 

안면도에는 내가 좋아 하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고 노래한 천상병 시인의 고택이 있다.

 

삶이 고단할수록, 발걸음이 무거울수록 기웃거리게 된다.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답할 수는 없다. 그저 그 때를 서성거리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정해둔 시간이 없으니 서둘 일도 없다. 한껏 게으르게 걷다가 어느 숲 언저리나 바닷가에서 그저 앉아 있을 뿐. 다시 숲길로 들어섰다.”(p.203)고 말했다.

 

태안에는 책을 들고 걸으면 좋을 해변 길이 많다. 바다와 산과 들이 만나 서로 하모니를 이루어 펼쳐지는 태안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안면도를 찍은 사진들을 보면 대부분 아름다운 풍경사진이 주류를 이룬다. 금방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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