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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무엇인가 - 왜 지금 사랑이 중요한가
주창윤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8월
평점 :
사랑이란 무엇인가? 얼핏 생각하면 쉬운 것 같지만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사랑이란 상대에게 성적으로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나 또는 그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자주 불렀던 나훈아의 “사랑이 뭐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라는 노래가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대중가요 가사의 일부다. 대중가요 가사만큼 남녀의 사랑을 주로 다뤄온 영역도 없을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로 대중의 공통된 관심사가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울여자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이며, 시인으로 활동하는 주창윤이 문학, 철학, 영상학, 신화학, 사회학, 문화이론, 심리학 등에 비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자세하게 담고 있다.
저자는 왜 사랑하고 싶어 하는지, 사랑받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지, 사랑이 어째서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인문학적으로 풀어낸다.
사랑의 종류는 형제간의 사랑, 이성간의 사랑, 모성적 사랑, 자기애, 하나님만을 향한 사랑, 자연에 대한 사랑 조국애 등 수없이 다양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이다.
저자는 현대인이 ‘혼자 남아 있다’는 불안한 감정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다. “과연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실존적 불안’ - 자신이 심리적 안정감을 잃고 홀로 남겨져 있다는 생각 - 으로부터 구원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p.10)고 강조한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내는 ‘과잉연결 상태’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실상은 관계의 허기에 빠져 있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에 집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컴퓨터를 통한 연결은 무한하지만, 진정한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로그인과 로그아웃을 하듯, 원한다면 언제든 연결하고 끊을 수 있는 형태를 말한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연결하기에 집착하고 있다. 그것이 오늘날 사랑이 중요해진 이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랑에는 원본이 없다.’는 말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사랑은 두 사람 사이에 공유되는 고유한 체험으로 ‘일 만개의 직소퍼즐’과 같은 것이 사랑이라고 저자는 정의한다. 수많은 퍼즐 조각들은 사랑을 개별적으로 구성하며, 그것들을 맞추어갈 때 어렴풋이 사랑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사이버 사랑’이 증가할 것이다. 사이버 사랑은 육체 없는 사랑이며, 테크놀로지를 매개로 이루어지는 사랑이다. 개인들은 자기감정과 욕망에 더 집착하게 될 것이고, 쾌락과 대미만족을 위한 섹스는 증가할 것이다.
누구나 사랑을 하면서 사랑을 받기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사랑’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 책은 연구자의 눈으로 사랑의 속성과 유형을 분석하고 역사를 좇으면서도 시인다운 따뜻한 감성을 잃지 않는 사랑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