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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심연 - 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지음, 김미선 옮김 / 더퀘스트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생명을 버리고, 아무렇지 않게 묻지 마 살인이 일어나는 사회, 그게 요즘의 우리 사회가 아닐까? 묻지마 살인, 성폭력 등 입에 올리기 힘든 폭력적인 범죄들도 일상에서 너무 쉽게 벌어진다. 인간이 무서운 요즈음이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수원에서는 박춘봉이 동거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토막 내 유기한 사건이 있었다. 안산에서는 김상훈이 인질극을 벌이다 아내의 전남편을 살해한 뒤 아내가 피살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작은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이들은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반성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기억나지 않는다”며 무덤덤한 모습으로 일관하거나 오히려 “나도 피해자”라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없는 반응에 많은 사람은 이들이 ‘사이코패스’일 것으로 의심한다.
이 책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신경과학을 가르치는 제임스 팰런 교수가 ‘사이코패스’의 특성을 그들의 ‘뇌 구조’를 통해 연구하던 중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한 장의 뇌 사진을 발견하고 자기 집안의 역사를 살펴보니 조상 중에 악명 높은 살인마들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에 대한 연구를 시작, 사이코패스의 탄생 및 발달 그리고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와 분석을 진행하고,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유전과 양육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뇌의 구조와 성질에 대한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흔히, 사이코패스와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중 극소수만이 사이코패스라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교도소 수감자의 50%-80%가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으나, 이들 중 15%가 사이코패스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이코패스 특성’을 네 가지 ‘요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대인관계 요인에는 피상성, 과대망상증, 사기성이다. 둘째, 정서 요인에는 가책의 부재, 행동에 대한 무책임이 포함된다. 셋째, 행동 요인에는 충동성, 목표의 부재, 낮은 신뢰도가 포함된다. 넷째, 반사회 요인에는 성급함, 청소년 비행 전력, 전과가 포함된다.
저자는 “나는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가족력이 있었고 어쩌면 사이코패스의 유전자가 있을지도 몰랐다. 그럼에도 나는 연쇄살인자가 되지 않았다. 이유를 모를 때엔 과학자에게 탐구심이 발동된다.”(p.111)고 하면서 “내가 범죄자가 아닌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한 게 바로 이때다. 살인자들은 학대를 당한 적이 있었고 나는 그런 적이 없었다. 우리를 만드는 건 양육이 아니라 본성이라는 나의 신념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떻게 키우느냐’가 결국은 범죄자를 만들어내는 데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pp.112~113)고 말했다.
그동안 나는 사이코패스에 대해서 나쁘게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사이코패스의 요소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자는 “사이코패시와 그 유전자를 사회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인류는 결국 사라질 것이다.”(p.249) 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해 뇌의 구조와 성질에 대한 놀라운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