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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지도자인가 - 박영선의 시선 14인의 대통령, 꿈과 그 현실
박영선 지음 / 마음의숲 / 2015년 7월
평점 :
우리 주위에 지도자라고 하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철학과 도덕성을 갖춘 진정한 지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직위를 이용하다 사법기관에 검거되는 모습을 우리는 심심찮게 본다. 사회지도자는 권력과 힘이 있으며, 권위적으로 보여질 수 있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식으로 조직 보다는 개인적 행동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가려는 지도자들이 많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을 들어 본 기억이 있다. 본래 ‘귀족은 귀족다워야 한다’라는 프랑스 속담에서 유래된 말이다. 지금은 사회의 높은 지위에 있거나 여론을 주도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마땅히 지녀야할 도덕적, 정신적 의무를 뜻하는 말로서 사용되었다. 하지만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평민보다 앞서 솔선수범과 절제된 행동으로 국가에 초석을 다졌다는 데서 사용한 말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회의 지배층 인사들에게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기대가 충족될 때 우리는 이들에게 존경심을 갖고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역임한 박영선 의원이 20여년 기자 생활과 10여년 정치인으로 활동하며 만났던 14명의 국내외 정치지도자의 모습을 담았다. 첫 여성 대통령 박근혜, 군사독재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문민대통령 김영삼, 한반도 평화와 민주주의의 상징 김대중, 사람 사는 세상을 외친 바보 노무현, 성공시대,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선점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 안철수 전 대표와 해외 지도자 중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등이다.
나는 그동안 정치인들이 쓴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저자가 야당에 속했느냐, 여당에 속했느냐에 따라 사건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가 현재 야당정치인이기 때문에 여당 정치인들에게는 편견을 가지고 기록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나는 가능하면 내 앞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현대사 속의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접근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내가 직접 만나고 겪었던 그 인물들에 대한 묘사는 나의 개인적 경험이라는 주관적 토양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며, 특히 한 인간에 대한 평가는 신이 아닌 한 결코 완전무결한 것일 수 없음을 솔직히 시인한다.”(p.7)고 말했다.
저자는 육영수여사 서거 20주기를 맞아 육영수기념사업회 박근혜 이사장과 인터뷰를 한 후에 하루일과를 물었더니 그는 “TV 프로그램 중 ‘동물의 왕국’과 중국어 등 EBS언어교육 프로그램을 즐겨본다”고 답변했다. “왜 동물의 왕국을 즐겨 보세요?”하고 재차 질문하니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으니까요”(p.93)라고 답했다고 했다.
이 책을 통해서 정치지도자들의 자격, 덕목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만델라처럼 분노를 용서로 승화시키고 은은한 미소로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정치지도자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기대해 본다. 이 책은 여야 정치인은 물론 일반인 모두가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