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의 기록 - 버나드 루이스의 생과 중동의 역사
버나드 루이스.분치 엘리스 처칠 지음, 서정민 옮김 / 시공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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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요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중동이라는 단어를 어느 때보다 많이 보고 듣고 있으며,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위험한 바이러스처럼 우리나라에 다가오고 있다.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에서는 지금 이 시각에도 크고 작은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1974년 오일쇼크가 일어나서 유가가 엄청 올랐을 때 우리나라 국민들이 중동지역에 상당히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중동지역의 문제는 우리나라와 관련이 많다. 그러므로 우리는 중동문제를 유심히 살펴 앞으로의 대체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올해로 99세를 맞은 중동 역사 최고 권위자 버나드 루이스의 개인적 삶과 학문을 담았다. ‘중동호흡기증후군확산으로 중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 지역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제공하는 것으로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가 우리말로 번역했다.

 

서정민 교수는 버나드 루이스, 그 이름은 항상 나의 학문적 고민과 함께했다고 고백하면서 미국 내 현존하는 최고의 혹은 가장 영향력 있는 중동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버나드 루이스는 1916년 영국에서 태어나 인생의 대부분을 영국과 미국에서 보냈다.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히브리어·아랍어·터키어 등을 익히고 학문적 업적을 쌓다 1982년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미 정가의 중동정책 자문 역할을 했다. 신오리엔탈리스트로 비난받기도 하지만 서양인 가운데 중동에 대해 그만큼 균형 잡힌 시각을 펼친 예도 드물다.

 

이 책에는 버나드 루이스의 어린 시절 이야기와 자신의 성장 과정과 함께 역사학자의 삶으로 들어서게 된 계기, 영국인으로서 왜 중동의 역사를 연구하는지, 역사를 연구하면서 직면한 학문적 고민과 논쟁에 대해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뿐만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당시의 에피소드, 터키 대통령 투르구트 외잘과 이스라엘 총리 이츠하크 라빈, 요르단 국왕 후세인 등 중동의 여러 인물들과의 만남에 대한 회고도 들어 있다.

 

버나드 루이스는 중동의 100년 역사를 서구의 시선이 아닌 중동의 시각으로 중동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20019·11테러로 인해 미국에 대한 중동의 반감이 전 세계에 알려졌지만 왜 이슬람이 미국과 대립하는가에 대해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슬람 세력이 미국과 대립하는 이유에 대해 대다수 무슬림들은 미국을 기독교세계의 대표 국가로 생각하며 반감을 갖게 됐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중동의 어떤 부분도 점령하려 들지 않았고 오히려 중동의 독립을 도왔던 터라, 미국이 중동의 적대 대상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우리는 중동이라고 하면 전쟁과 테러부터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루이스가 들려주는 아프가니스탄인 특유의 통렬한 직설화법 에피소드나 이집트인들의 유머감각 등은 신선하면서도 재미있게 들려진다.

 

중동 문제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중동 문제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일관된 시각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중동문제에 대해 깊이 알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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