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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
EBS 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 제작팀 외 지음, 최해연 감수, EBS MEDIA / 토네이도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요즘 보복운전이 급증하고 있다. 운전 중에 ‘끼어들었다’, ‘경적을 울렸다’ 등 별것 아닌 이유로 상대차량을 뒤 쫒아가 삼단봉으로 박살내는가 하면 가스총으로 위협하여 큰 사고를 내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보복운전’으로 한 해 평균 35명이 숨질 만큼 심각한데도 우리나라에서는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보복 운전은 화풀이와 위협에서 그치지 않고 이로 인한 교통사고가 한해 평균 1600건, 35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꼭 도로 위가 아니더라도 순간 욱하는 감정을 참지 못해 참극으로 이어진 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이 책은 EBS 다큐프라임 ‘당신이 화내는 진짜 이유’ 제작진이 1년간의 추적 끝에 밝혀낸 화의 참모습에 대해 담겨 있다. 분노라는 감정의 근원이 무엇인지, 공격적이고 부정적인 감정이 우리의 삶을 해치기 전에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또 화라는 감정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원초적 본능, 화의 비밀’에서는 화의 영향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을 깰 수 있는 과학적 증거를 소개함으로써 화가 일어나는 과정과 화의 다양한 표현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꼭 화를 내야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내면 화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은 폭발하는 화가 아니라 잘 이해되고 잘 표현된 화이기 때문이다.
2장 ‘분노의 조종자 내면 아이’에서는 억압된 화가 사라지지 않고 이후의 삶에도 지속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버림을 받거나 학대당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발생했던 화가 드러나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이게 되면 결국 내면의 상처로 남는다. 이런 내면아이의 화는 누군가의 조율된 공감을 통해 비로소 의미 있는 경험으로 재탄생하고 자신을 지키는 소임을 다하며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3장 ‘나를 바꾼다, 분노 디자인’에서는 분노에 대한 적극적인 컨트롤을 시도한다. 습관적으로 폭발하는 분노의 감정을 어떻게 스스로 진정하고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화’에도 연습과 학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짜증이나 화를 긍정적으로 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갖는 훈련을 한다. 감정을 넘기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훈련은 매우 중요하다.
4장 ‘화를 다스리는 기술’에서는 분노의 다양한 해결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분노를 대화로 차단하기 위해 긍정적인 대화의 기술은 무엇이며, 비폭력대화법은 무엇인지 알려준다. 화를 참지 않고 분출해야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정신분석학 전통학파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순간적 효과일 뿐 최근 수많은 실험에선 화풀이 행위가 더 많은 내면의 분노와 긴장, 공격성을 불러온다는 게 증명됐다.
이 책을 읽으며 ‘화’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 화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만 화를 풀어내는 방법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계속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읽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