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카톡 - 읽다 떠들다 가지다
김성신.남정미 지음 / 나무발전소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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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고 읽은 책에 대해서 서평을 쓰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책의 내용을 쉽고 정확하게, 알차게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고민할 때가 많다. 책의 내용이 본래 딱딱한 측면도 있지만, 그 책을 읽고 전달하는 나 자신도 딱딱한지라 책을 함께 읽자고 권하는 말과 글이 항상 경직되기 일쑤다.

 

요즘은 많은 직장인들과 주부들이 SNS 단체방을 만들어 독서토론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 등 디지털 매체에 빠져 책읽기를 멀리 한다. 생산적인 대화 통로마저 차단되고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독서활동을 하는 분들을 볼 때 희망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책을 선택함에 있어 매의 눈을 가진 출판평론가 김성신과 남을 웃기는 일이 직업인 코미디언 남정미, 두 사람의 저자가 카톡(카카오톡) 대화로 한 권의 책을 품평하는 책이다. 카카오톡으로 주고받은 대화를 모아 엮은 수다 서평집으로 146권의 책 수다가 종횡으로 이어진다.

 

이 책을 들고 책장을 넘기면 두 저자의 서평이 대화체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류의 책은 처음 읽는다. 책보다 재미난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길고 딱딱한 문장을 참아낼 여유가 없는 독자들을 책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카톡에서 쓰는 구어체로 서평을 풀어낸 것이다.

 

강준만 교수의 <갑과 을의 나라>를 읽던 남정미는 갑질은 촌티 나는 꼴값이라는 신랄한 풍자를 이끌며 웃음을 던진다. 그런가 하면 이름마저 생소한 철학자 스베나 플라스펠러의 <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를 읽으며 일에 대한 강박적 사랑을 내려놓을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쟁취할 수 있다는 묵직한 사유를 풀어낸다.

 

<100명 중에 98명이 틀리는 한글 맞춤법> <순간 울컥> <주거정리해부도감> <들꽃 편지> <먼지아이> <장서의 괴로움> 등을 읽어내며 던지는 한 마디 한 마디가 독서 초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다.

 

많은 사람들이 독서의 필요성은 알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독서란 책장을 넘기는 것으로부터 라고 생각하지만 책을 선택하는 일부터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방적인 정보제공을 통해 책을 공급받아 읽기만 했지만, 이 책을 통해서는 함께 토론하며 책을 선택하게 된다.

 

이 책이 궁금하다라는 코너를 보면 서로 나누었던 책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정리해 놓음으로써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신 백과사전: 고대부터 인간세계에 머물렀던 2,800여 신들>이라는 책이다. 마이클 조던이 쓴 책으로 전 세계의 신들을 다루고 있다. 10년간의 자료 수집과 연구로 5대양 6대륙 200여 문명권역에 걸쳐 고재부터 지금까지 인간 곁에 머물렀던 신들을 한자리에 정리한 신화학 사전이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카카오톡으로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야말로 책을 완전히 정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친구의 수다처럼 재잘재잘 설명해주는 이 책을 젊은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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