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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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가 보면 법을 잘 몰라 불이익을 당할 때가 많다. 그래서 평소에 법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법에 대한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는 중에 <법의 정신>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프랑스의 위대한 철학자 샤를 루이 드 스콩다 몽테스키외가 20여 년에 걸쳐 쓴 필생의 대작이다. 진리·미덕·행복이 일체를 이룬다고 믿었던 그는, 법은 새로 만들어야 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아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도덕적·정치적·종교적 편견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정신과 깊은 식견으로 썼다.

 

특히 입법권·행정권·사법권의 분리 등 삼권분립을 가장 먼저 주장한 선구자적 저서로 미국 연방헌법 제정과 근대 법치국가의 정치 이론에 크나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군주정체·전제정체·공화정체의 등 다양한 정체를 비교 분석하고, ‘법과 풍토성의 관계를 논했으며, ‘법과 상업의 관계’·‘법과 종교의 관계’·‘법과 화폐 사용의 관계등 방대한 분야에서 그가 풀어나가는 법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장 보편적인 의미에서의 법은 사물의 성격에서 유래하는 필연적 관계다. 그리고 이 같은 의미에서 모든 존재는 그들의 법을 갖는다. 신들도 그들의 법을 갖고 있다. 물질세계에도 그것의 법이 있다. 인간보다 우월한 영적 존재들도 그들의 법이 있다. 짐승들에게도 그들만의 법이 있다. 인간들도 그들의 법이 있다”(p.21)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법의 정신이란 기독교 문화가 휩쓸던 중세 및 근세까지만 해도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2분되어지는 존재였고, 정신이란 인간이 이룩한 문화 창조의 근본으로서의 위대한 이성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사상은 많이 달라졌다. 유물론을 비롯하여 현대의 많은 학문들은 온갖 관념 및 사상으로 꾸며진 시대정신 따위가 아닌 인간의 순수한 정신이란 과학적으로 밝힐 수 없는 허구인 것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의 홍수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진리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몽테스키외가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법의 정신이라는 것은 기독교의 유일신처럼 유일무이하고 절대적이거나 저 그리스·로마의 디케·유스티티아와 같은 정형화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그는 각 분야마다 다양한 나라의 법들을 근거로 들며 그 공통된 원칙을 밝혀나가며, 정반대되는 법들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이 만들어진 환경을 이유로 들며 원인을 고찰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부당함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화정·군주정·전제정을 각 정체의 특성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면서도, 시대를 앞서나가 3권분립이라는 대전제를 발견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법이란 보편적이고 초월적인 명령이 아니라 풍토, 풍속, 종교, 국민성 등 개별적 여러 현상, 제 조건과 관련된 필연적인 관계라는 것이 이 책의 기본적이고 독창적인 관점이다.

 

몽테스키외의 20년 역작인 이 책이야말로 방대하면서도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논리적인 전개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사에서 정치와 법의 정신과 덕성이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에 감사한다. 법의 정신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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