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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아 - 노래하는 여자의 여행 에세이
그네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4월
평점 :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그동안 여러 나라를 여행했지만 ‘인도’에는 가지 못했다. 언젠가는 ‘인도’여행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길은 끝을 보여주지 않아>라는 책을 보고 ‘인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켜 주리라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힌두교의 성지이자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으로 하나의 강에서 몸을 씻고 있는 사람과 화장터에서 태운 유골을 뿌리는 사람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죽음이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윤회 사상을 믿는 힌두교인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몸으로 느껴지는 곳이다
이 책은 힘이 돼주는 사람을 만나길 바라는 노래하는 여자 ‘그네’의 인도여행 에세이다. 이 책은 밴드 ‘그네와 꽃’의 보컬 박근혜가 사람을 통해 ‘나’의 의미를 찾는 석 달간 인도 여행기를 담았다. 저자는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이 주는 시선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인도로 향한다. 여행을 통해 오랜 시간 짓누르고 있던 상처를 내려놓고 한결 가벼워진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
인도는 12억 명의 인구, 18개의 공식 언어, 400개의 비공식 언어가 있는 복잡한 나라이지만, 힌두교의 정신세계로 통일되어 있는 나라다. 인도에는 3억 3천 명의 신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민의 80%는 힌두교 신자다.
인도의 거리를 걷다 보면 주인이 없어 보이는 늙은 소가 거리를 어슬렁거리는 광경을 흔히 많이 볼 수 있다. 소가 건너가면 자동차도 서서 기다리고 사람도 비켜서서 길을 양보한다. 그 많은 사원에는 수행자들이 있고, 요가 하는 수행자들이 넘치는 나라다.
‘인도’하면 갠지스 강을 떠올리게 된다. 갠지스강은 히말라야에서 발원하여 인도대륙을 지나 인도양으로 흘러든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강이지만 바라나시 지역에서는 방향을 바꿔 남쪽에서 북쪽의 히말라야 즉 천국이 있는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이곳에서 화장하면 친국에 환생한다는 믿음이 생기고 이 때문에 바라나시는 천국으로 향하는 문턱이 되었다는 것이다.
갠지스 강에서의 푸자 의식(힌두교의 예배)을 바라보는 것 또한 이곳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갠지스 강에 초를 띄우고 꽃을 띄운다. 그들은 염원을 혹은 닿을지 모르는 마음을 띄워 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간절하게 기도했던 것들이 이뤄지기를 소망하면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도로 향하는 내 마음을 갠지스 강에 떠나보내고 싶다.
저자는 자신을 이해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삶에 지치고 힘이 들 경우 사람들은 보통 ‘여행’을 생각한다. 이 여행이라는 세계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는 근본부터가 다른 세상이다. 여행 중 만나는 사람들은 인종도, 모습도, 직업도, 문화도 다 다른 사람들이기에 만나는 순간부터 그들은 나와는 ‘다름’을 인정한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석 달간의 여행을 통해 내 여린 가슴에는 한 떨기 꽃이 피웠다. 오랜 시간 나를 누르고 있던 어린 시절의 상처를 만나 한결 가벼워진 나를 보았고 낯설기만 했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며 온기를 느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