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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화로 말하다
현경미 글.사진 / 도래 / 2015년 4월
평점 :
나는 그동안 많은 나라들을 여행했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과 중동, 미국, 캐나다, 아프리카 남아공까지 말이다. 이제 가보고 싶은 나라가 있다면 ‘인도’이다.
인도는 오래전부터 내게 환상을 가져다준 나라다. 인도는 깨끗한 나라도 아니고, 화려한 곳도 아니지만 인도를 다녀오기만 하면 삶에 대한 성찰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인도는 간디를 비롯한 성자들이 모여 살 것 같은 느낌이드는 것은 왜일까? 하여튼, 인도에 가고 싶다고 한지가 수년이 흘렀는데도 난 아직 인도에 발을 내딛지 못했다.
‘인도’하면 신들이 살고 있는 나라라고 할 만큼 다양한 종교와 많은 신을 숭배하고 신앙으로 지키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10개국, 30여개가 넘는 도시를 여행했고, 국제적인 이사도 여러 번 겪었으며, 지금은 서울에서 사진작업과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는 저자 현경미가 인도에서 4년간 거주했던 경험을 살려 현재 진행 중인 인도의 모습과 피부로 느꼈던 그곳에서의 생활을 생동감 있게 담았다. 인도의 종교, 문화, 생활에 대한 신화적 접근을 통해 인도라는 나라와 그곳의 삶을 더 깊이 이해하는데 가이드가 돼준다.
서양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과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하듯, 인도인들의 삶 전체에 녹아 있는 힌두 신화를 알아야 인도 여행의 참 맛을 제대로 알 수 있다. 그들의 생활 터전, 사원이나 거리의 모습과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화려한 축제들도 신화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3억 3천명의 신이 존재하는 인도인만큼 그 신화도 방대하고 복잡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인도신화가 한 편의 소설같이 흥미롭고도 쉽게 읽힌다.
인도에서 발생한 힌두교는 인구의 80%가 신봉하는 종교이다. 이슬람은 인구의 12% 내외가 믿고 있지만 세계 제2의 이슬람 대국이다. 인도에서 태생한 불교는 0.5% 로 거의 사라진 종교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이유는 힌두교에서 부처를 힌두교가 신봉하는 신의 하나로 여기는데 있다는 설명이다. 기독교는 포르투갈이 인도에 들어오면서부터 포교활동을 시작해 인구의 2.5%가 믿는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인도는 우리와 전혀 다른 듯하면서도 예기치 않게 비슷한 요소가 많다”(p.9)고 말한다. 가게 개업식에서 흥을 돋우기 위해 공연하는 것은 우리의 사물놀이와 비슷하다.
인도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도만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인도는 신비의 나라, 천의 얼굴을 지닌 곳, 오묘한 매력이 뒤섞인 나라. 말로만 들어서는 그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 없다. 수많은 인종과 다양한 종교가 한데 어우러져 그들의 삶 속에 녹아 있고 무질서한 거리는 나름의 규칙을 갖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인도’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은 나의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주었고, 또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단순한 인도의 살아있는 모습을 접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라, 잠깐만이라도 상념 속에 빠져들 수 있는 그 시간들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