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된다는 것 - 현대사회의 유대와 분열
몬트세라트 귀베르나우 지음, 유강은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터키에서 실종된 김 모군이 이슬람 무장조직 IS에 가입하여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준 바 있다. 또 영국의 10대 청소년 세 명이 IS 가입을 위해 출국했다 체포되어 본국으로 소환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독일은 프랑스, 영국, 미국, 소련이 지배하는 네 개 군사 지역으로 분할되었다. 1949523일 프랑스와 영국 및 미국이 지배하는 지역은 독일연방공화국이 되었고 미국의 영향권에 속한 자본주의 경제로 남았다. 그해 107일 소련이 지배하는 지역은 독일민주공화국이 되었고 공산주의를 채택했다.

 

오늘날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고립과 소외 대한 문제로 소속감은 소외와 고독에 대한 가장 강한 해독제이다. 소속은 삶의 기준점을 제공해주며, 개인은 동료와 공통된 이해관계와 목표를 지님으로써 보다 자신을 더 키울 수 있다. 소속은 개인의 자유를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업들은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봉사와 헌신을 요구한다.

 

이 책은 영국 런던대학 정치학 교수로 민족주의와 인종의 다양성을 연구하고 있는 몬트세라트 귀베르나우 교수가 세계 곳곳에서 극단적 테러·무장조직인 알카에다와 IS에 가담하려는 현상, 즉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을 옹호하거나 독재 정권과 권위주의에 소속되어 특혜를 얻기 바라는 개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문화·정치적 퇴행 현상의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소속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너무나 강해 달콤한 소속이 주는 안정감과 몇몇 가지 특혜를 위해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려는 현상의 원인을 아는 것이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소속된다는 것을 통해 세 가지 점에 주목한다. 첫째,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고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가 주목해야 할 새로운 정체성이라는 점이다. 둘째, 오늘날의 소속 행위에는 강한 정서적(감정적)’ 애착이 동반되어 정치적으로 충분히 이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앞의 두 가지가 자본주의 사회의 세계화가 낳은 결과라는 점이다.

 

저자는 소속은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일정한 유형의 호혜적 책임을 함축한다.”(p.60)고 하면서 교회는 신자들에게 하나의 세계관, 즉 삶을 결정하는 순간들에 맞닥뜨릴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와 관련된 실제적 답을 갖춘 가치 체계와 더불어 의식과 의례를 통해 재현되는 공동체 성원 지위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제시한다.”고 했다.

 

저자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소속감을 가진 개인들이 모인 집단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을 경우 독재정치의 부활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자신과 다른 집단을 공격하고 비난함으로써 자신과 집단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종교분쟁과 테러, 인터넷상의 정치적 활동에서 이런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소속되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통해 자유를 외쳐온 인간과 사회가 과연 무엇을 향해 나아갔는지 알려주므로 현대인들에게 읽기를 권한다.

 

소속된다는 것/몬트세라트 귀베르나우 저/유강은 역/문예출판사/201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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