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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 - IS(이슬람국가)에 대해 당신이 아직 모르는 것들
이케우치 사토시 지음, 김정환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잔혹한 ‘공개 처형’ 영상이 인터넷과 뉴스 매체를 통해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이슬람국가(IS)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IS는 지난 1월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 군이 IS에 가담해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검은 두건 뒤의 섬뜩한 눈빛으로 대변되는 그들은 처형을 앞둔 인질에게 언제나 오렌지색 옷을 입힌다. 도대체 그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동안 이슬람국가를 둘러싼 추측과 소문은 난무하였지만, 그들의 실체에 대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누가 이슬람국가에 가담하고, 그들의 목표는 무엇인가?
이 책은 중동지역 및 이슬람정치사상을 연구한 저자 이케우치 사토시가 IS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그들의 조직 원리와 근본 사상, 무기와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미디어를 통한 선전 전략, 과거의 행적 등 그동안 이슬람국가에 대해 궁금해 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알기 쉽게 정리하여 앞으로 세계가 그들의 잔인한 행보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분석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IS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2003년의 이라크 전쟁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진단한다. 당시 자신들을 ‘이라크·샴 이슬람국가 ISIS’라고 불렀던 이 집단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혼란을 틈타 이라크에 새로운 거점을 형성했고 조직 개편과 합병, 개명을 반복한 끝에 지금의 ‘이슬람국가 IS’가 됐다.
IS는 자신들의 사상을 선전하고 지지층을 넓혀가기 위해 각종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인질을 참수 처형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수법을 통해 세계의 주목과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인질들에게 항상 오렌지색 옷을 입힌 채 영상에 등장시킨다. 인질에게 오렌지색 옷을 입히고 카메라 앞에서 말하게 한 다음 처형하는 방식은 이라크 전쟁 후에 정착된 이른바 ‘테러 문화’의 양식을 따른 것이다.
9·11 테러 사건 이후 시작된 미군은 적성 전투원으로 간주된 이들을 구속해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 수용소에 감금했다. 이때 수용자들은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었다.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찍은 포로 학대 사진이 유출됐을 때도 죄수복은 오렌지색이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반미 무장세력 사이에서는 서양인을 인질로 잡아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히고 굴욕을 준 다음 처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군이 이슬람교도에게 자행한 부당 대우에 분개하는 사람들의 눈에 참수나 처형 영상의 공개 행위가 정당해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이제 ‘이슬람국가’라는 충격적인 현상은 분쟁과 내란에 휩싸여 있는 중동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이슬람국가를 향해 끊임없이 비난하고 무자비한 테러 행위의 중단을 촉구하더라도 그들은 더 은밀하고 더 집요한 수법으로 사회 곳곳의 허점을 파고들 것이고 자신들의 지배 영역을 구축해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 책을 통해서 이슬람에 대한 바른 이해를 가지고 우리 주변에서 이슬람국가의 사상과 체제에 동조하는 세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