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민낯 - 내 몸, 내 시간의 주인 되지 못하는 슬픔
대학가 담쟁이 엮음 / 세종(세종서적)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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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민낯은 우울하기만 하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교 수업에서 부여되는 개인 과제나 팀 과제를 하며, 스펙을 쌓기 위해 학원을 다녀야 한다. 또 합판 하나를 사이에 둔 고시원에 살고 있으며 학자금 융자로 진 빚이 천만 원을 넘기도 예사다.

 

이젠 좋은 직장을 얻어서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사고 좋은 배우자와 결혼하는 box 안의 시대는 갔다. box 안은 이미 포화상태이다. 모두가 box 안에 들어가려고 발버둥 친다. 요즘의 20대를 보면 현실과 꿈 사이에서 별다른 갈등 없이 현실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꿈이 없는 삶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책은 20142학기 고려대 한 미디어 학과과정에 참여했던 학생 20여명이 SNS와 페이스북, 블로그 등 온라인 매체에 올린 담벼락부터 교내 화장실 낙서까지 뒤져서 20, 대학생들의 속마음을 모은 것이다.

 

이 책을 엮은 학생들은 남녀 차이보다 더 크게 벌어진 세대 차이를 매워주는 다리를 놓고 싶어 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성세대에게는 이해의 창구가, 청춘들에겐 공감과 치유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했다.

 

좋은 직장 얻을 확률은 정자와 난자가 만날 확률과 비슷하다 여기고 무언가를 시도해보기도 전에 걱정부터 하는 걱정병’”을 앓게 된 청춘들의 목표란, 아침마다 뛰지 않고 에스컬레이터 오른쪽 줄에 서는 삶이거나 적당히 벌어서 적당히 잘 사는것 정도다.

 

과거 우리나라는 다들 못 살고, 못 배우고, 가진 게 없었기 때문에 조금만 노력하고 똑똑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다들 살만하고, 잘 배우고, 가진 게 조금이라도 있고 더군다나 아주 살만하고, 더욱 잘 배우고, 가진 게 많은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과거의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는 거의 통하지 않는다.

 

갈수록 삶은 바빠질 테니 소중한 사람들은 최대한 만날 수 있을 때 만나야 한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 뭐가 그리 바쁜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지도 못하고 살아간다. 유행가 중에 있을 때 잘해라는 가사가 있다. 이 가사처럼 이미 내 곁을 떠난 사람은 아무리 아쉬워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곁에 머물러 있을 때 조금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함이 옳다. 만났기에 사랑도 할 수 있고, 사랑하였기에 눈물도 흘릴 수 있는 것이다.

 

네가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는 연애와 사랑을 포기한 2015년 대학생 버전의 가난한 사랑 노래. “너는 예쁜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 나처럼 알바에만 지쳐 너에게 신경 못 써주는 사람보다 더 능력 있고 더 세심한 사람을, 나처럼 늦은 밤 피곤한 얼굴을 하는 사람보다 너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짓는 사람을, 네가 만났으면 좋겠어.()너는, 너라도 그랬으면 좋겠어.”

 

학창시절 아프니까 청춘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 한번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온갖 사회 저명인사들이 나와 고생담을 털어놓으며 기껏 한다는 말은 늘 너희들도 할 수 있다. 힘을 내라였다. 이 책이 세대 단절에 다리를 놓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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