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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권하는 사회 - 현대인의 만병통치약 카페인의 불편한 진실
머리 카펜터 지음, 김정은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봄날의 불청객 춘곤증으로 나른한 오후가 되면 커피 한 잔이 생각난다. 또한 밤새워 시험공부를 할 때도 졸음을 이기기 위해 커피 한잔을 한다. 커피를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잠을 쫓을 수 있다.
선사시대에 우연히 카페인을 함유한 식물의 씨앗이나 나무껍질, 잎 등을 씹어 먹다가 그 효능을 알게 되어 커피나 차를 물에 우려먹는 형태로 발전했다. 식물에 함유된 카페인은 식물을 먹고 사는 해충을 마비시켜 죽이는 살충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중추신경계와 신진대사를 자극하여 피로를 줄이고 정신을 각성시켜 일시적으로 졸음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이뇨작용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한다. 커피에 들어 있는 혼합물이라는 의미로 카페인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 책은 환경과 과학에 대한 글을 쓰는 저널리스트로 커피, 차, 청량음료를 즐겨 마시며, 25년간 거의 매일 이 약물에 의존해 활력을 얻고 집중력과 각성 효과를 얻었던 저자 머리 카펜터가 각종 카페인 제품 이면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고발서이다.
카페인은 초콜릿과 콜라, ‘에너지 음료’ 등에도 들어 있지만 주로 커피와 차를 통해 인체에 흡수된다. 카페인은 그 효능으로 인해 각성제, 강심제, 이뇨제 등으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다량을 장기 복용하면 카페인 중독을 초래할 수 있다. 카페인 중독은 심장떨림과 불면증, 불안감과 우울증 등 다양한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수반한다. 위산 분비를 촉진해 위 관련 질환을 야기할 수도 있다.
독일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 참가자들에게 90개의 단어 등을 외우게 했다. 이후 두 부류로 나누어 한 쪽은 낮잠을, 다른 한 쪽은 TV시청을 부탁했다. 그 결과, 낮잠 잔 쪽이 더 많은 단어를 기억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런 가운데 하루에 커피 3∼5잔을 마시면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기도 했다. 또 커피를 적당히 마시면 치매 환자의 뇌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특징적 현상인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형성과 타우 단백질 엉킴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커피를 하루 적당량을 마시면 혈관의 탄력성이 좋아져 심장병과 당뇨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피부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반면, 커피는 심장병 발병을 낮추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커피전문점 확산과 카페 문화가 일반화된 요즘, 커피는 허영만의 만화 소재로도 당당하게 등장할 정도로 주류 음식이 됐다. 배추김치를 제치고 한국인의 소비 빈도가 가장 높은 음식으로도 부상했다.
카페인은 향정신성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이지만 전 세계 어디서나 호의적이고 관대하게 취급된다. 그러는 사이 현대인들의 일상은 카페인에 중독돼 버렸다. 나 역시 하루에도 몇잔씩 커피를 마신다. 이 책은 불편해도 알아야 할 카페인의 두 얼굴을 역사적, 생리학적 접근법뿐만 아니라 산업과 문화 차원에서도 카페인 문제를 들여다본다. 카페인의 유해성을 과소평가하는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