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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 - 익숙해서 상처인 줄 몰랐던 말들을 바꾸는 시간
데보라 태넌 지음, 김고명 옮김 / 예담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세상을 살다보면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이 있다. 그러나 아무도 우리를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 그 때에 우리는 가까운 가족 식구나 친구들을 의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에게 이해를 받고, 위로를 받고 싶어서 마음에 있는 것을 나누며 쏟아내기까지 한다.
하지만 가족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아무 실속 없이 괜히 진만 빼고 마음만 뒤숭숭해지는 일이 생길 때가 있다. 우리가 아무리 그들에게 위로를 받으려고 가까이 다가가도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낯선 사람들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은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학교의 언어학과 교수이며, 철학 박사, 사회언어학자, 시인이기도 한 데보라 태넌이 내 편인 줄 알았던 가족이 왜 적이 될 수밖에 없는지, 왜 싸우고 후회하는 일상을 반복하는지 보여주고, 더 이상 사랑이란 말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가족은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온갖 야단법석을 일으키는 인간관계의 압력솥이다. 가족 간의 대화라고 해서 그 밖의 대화와 다른 어떤 특별한 과정이 끼어드는 것은 아닌데도 그 대화가 우리 삶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한층 강렬한 반응을 자아내는 까닭은 그것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우리가 괜찮은 사람이고 세상이 괜찮은 곳이라는 아주 중차대한 인식이 확립되기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기 때문이다.”(p.9)라고 했다.
가족은 소속감의 근원이요, 우리 존재의 기초이자 우리가 하는 모든 행위의 초석이다. 살다보면 가족의 사랑이란 씨앗에서 인정과 수용이 아니라 비판과 책망이라는 열매가 나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족과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사랑의 징표를 찾으면서도 불만의 징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된다.
이 책은 모두 2부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닌데’에서는 가족 간의 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1장 ‘다 사랑해서 하는 말이야’에서는 메시지, 메타메시지와 함께 통제술과 결속술을 소개한다. 2장 ‘넌 누구 편이야?’에서는 가족 대화에서 중요한 요소인 ‘연대’에 대해 논한다. 3장 ‘싸우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에서는 가정에서 일어난 말다툼을 예로 들면서 어떤 화법이 논쟁에 불을 지피고 부채질 하는지, 또 어떤 화법을 쓰면 논쟁을 피하고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지 알아본다. 4장 ‘미안하지만 사과는 못해’에서는 여성과 남성에게 ‘사과’가 어떤 의미인지 밝히고 어떻게 하면 ‘사과’를 갈등의 불씨가 아니라 관계의 보약으로 만들 수 있는지 알아본다.
2부 ‘가까워서 괜찮은 줄 알았던’에서는 가족 간의 대화에 대한 내용으로 5장 ‘가족이기 전에 남녀라서’에서는 남녀의 대화 패턴을 살펴보면서 그런 패턴이 나타나는 이유, 그리고 대화 패턴이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6장 ‘아이가 자라면 대화도 바뀐다’에서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가장 힘들어지는 시기를 다룬다. 특히 프레임이란 개념도 함께 살펴보며 프레임의 충돌이 어떻게 말다툼으로 이어지고 어떻게 하면 프레임 재설정으로 언쟁을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7장 ‘가까워서 더 힘든 엄마와 딸’에서는 전 생애에 걸쳐 우리와 어머니의 대화에서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어머니가 성인 자녀와 대화할 때 겪는 고충 역시 알아본다. 8장 ‘친하면서도 미워할 수밖에 없는’에서는 우리의 동반자요 경쟁자인 형제자매에 대해 이야기 한다. 9장 ‘남이었던 가족이기 때문에’에서는 가족 간에 문화적 배경의 차이가 클 때는 물론이고 작을 때조차 대화 양식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라고 함부로 내 뱉었던 말로 가족의 마음에 상처를 많이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고 해서 함부로 말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