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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낭만 여행 - 사진과 함께 떠나는 아름다운 산책
김미경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제주는 로망의 섬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눈을 감았다 뜨면 어느덧 마음의 빗장이 스르르 풀려 있다. 무장해제된 마음으로 제주 곳곳을 누빌 때마다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 쏟아진다. 월정리 해변에 서정적으로 놓인 낡은 의자로 요약되는 고즈넉한 삶. 최남단의 온화한 기후, 갖가지 아름다움을 보존한 천혜의 자연환경, 한반도에서 손꼽는 명산과 맑은 바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는 풍부한 식재료. 그곳 사람들은 한국 본토를 육지라 부르고, 육지에서 제주도로 이주하는 것을 ‘이민’이라고 부른다.
어떤 사람들은 제주도를 “섬나라”라고 말하기도 한다. 식당마다 ‘제주산’과 ‘국내산’이 따로 표기되고 있는 그곳은 여전한 탐라국, 분명한 섬나라다. 나는 제주에 수학여행을 비롯하여 가족여행, 그리고 수련회 등으로 여러 번 다녀왔다.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것은 화산 분화 작용으로 형성된 성산일출봉이다. 정상에 올라 머리를 한 바퀴 돌려 보면 신비의 섬을 느낄 수 있다. 화창한 날보다는 약간의 안개가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이 책은 제주가 고향이며 사진작가인 김미경이 물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많은 사진 작품을 만들었는데, 제주를 진심으로 느끼면서 만족할 만한 사진을 찍기 위해 수없이 많은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과 최고로 손꼽는 비경 68곳을 담았다.
제주가 고향인 작가가 바라보는 제주는 일반 여행자들이 보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가슴이 아련해지는 해안, 나만 알고 싶은 비경 폭포, 따스한 가족애가 느껴지는 산책로 등 다양한 명소와 그에 얽힌 사연을 사진과 함께 찬찬히 이야기한다.
이 책의 각 장마다 등장하는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노라면 내가 제주에 와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거문 오름 사진, 바라만 봐도 정겨운 돈내코 원앙 사진, 천년의 비밀을 간직한 비자림 숲 사진, 제주의 그랜드캐니언 쇠소깍 사진, 성산 일출봉 사진, 삼양 검은 모래해변 사진, 제주도 남단의 작은 섬 가파도 사진, 우리나라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마라도 사진, 천년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소박한 섬 비양도 사진, 바다 속에서 화산폭발로 생긴 화산섬 우도 사진, 제주도에 있는 무인도에서 가장 큰 섬 차귀도 사진 등 세계 어느 곳보다 아름답고 소중한 풍경을 담았다.
내가 제주 여행을 하면서 성산일출봉을 오르기 전에 아내와 함께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돈을 내야 하는 것이 좀 씁쓸하기는 했지만 너무도 아름다운 곳이다. 저자는 유채꽃에 대해 “눈부신 태양 아래 피어 있는 유채꽃들은 섭지코지의 들판을 금빛으로 물들여놓았다.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리는 유채꽃 사이로 보이는 맑고 투명한 바다는 마음을 설레게 한다. 특히 바다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유채꽃 가루와 향기는 긴장했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시원하게 펼쳐진 들판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조랑말들, 코발트블루 빛의 드넓은 바다, 바다 한가운데 외롭게 솟아 있는 전설의 '선녀바위', 다정하게 손을 잡고 한가로이 돌담길을 걷는 연인들. 섭지코지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풍경은 여전히 감동적이었다.”(p.254)고 말했다.
이 책은 제주도 여행을 하고 온 분들에게는 추억을 더듬어 보게하고, 앞으로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