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 외교를 통해 본 김대중 대통령
김하중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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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출간되어 말들이 많다. 금융위기 극복과 자원외교 성과 등을 담은 이 회고록에 대해 MB 측은 정책에 초점을 두고 집필한 최초의 자서전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자화자찬에 불과하다거나 국가기밀 누설이 아니냐는 비난에다 출간 의도에 대한 의심까지 나오고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이 때 증언이라는 외교를 통해 본 김대중 대통령에 대한 책이 출간되어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국민의 정부시절 38개월 동안 김대중 대통령의 의전비서관과 외교안보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에 관한 의전 업무는 물론 정상외교와 남북 관계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200110월 주중 한국대사로 임명됐고, 이후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 5년을 거쳐 20083월 이명박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에 임명되기 전까지 6년 반을 재임하며, 직업외교관으로서 최장수 주중대사를 지낸 김하중 전 통일부장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대한민국 제 15대 대통령, 1998-2003년 재임)이 걸었던 외교의 현장과 역사적인 평양 남북정상회담 뒷이야기,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북한 방문포기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워싱턴 초청 추진 비사 등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았다.

 

이 책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여 차례의 외국 방문과 40명에 달하는 외국 정상들의 한국 방문을 통해 열린 수십 차례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동티모르 국제 지원 선도, 서울 ASEM 정상회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 다양한 일화를 통해 김 대통령의 리더십과 업무 스타일, 성품 등 인간적 면모를 보여 준다. 또 그 과정에서 김 대통령이 다른 나라 정상들과 어떤 관계를 가지게 됐는지,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국익을 가져다주었는지 자세히 소개한다.

 

저자는 처음에 선입견과 편견으로 김 전 대통령을 바라보았고,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워 나로서는 그저 청와대에서 임무를 잘 마치고 무사히 나올 수 있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고 속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러나 38개월 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대통령을 바라보며 김 대통령은 진정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예수를 따르는 사람이었으며 용서와 관용과 겸손의 사람이었다.”(p.659)고 술회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주목했다. 대통령이 탄 전용기가 한 시간 10분을 날아 오전 1025분 평양 순안비행장에 도착했다. 그 때까지도 공항에 누가 영접을 나왔는지 알지 못한 채 창문을 내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하는 함성이 들렸다. 공항에 깔아놓은 카펫 위를 김정일 위원장이 수행원들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김 대통령은 천천히 내려가 김 위원장과 두 손을 마주 잡고 인사를 했다.

 

남녀 화동들이 대통령 내외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카펫 위를 걸어 차량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는데, 환영 인파가 일제히 꽃술을 흔들면서 함성을 질렀다. 껑충껑충 뛰면서 열광을 하기도 했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책을 통해 김 대중 전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의 외교 정책은 물론, 당시 세계정세와 한반도의 상황들을 보다 더 잘 이해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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