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왜? - 안철수의 지난 3년, 숨겨진 뒷 이야기
강동호 외 지음 / 더굿(The Good)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대한민국 사람으로 안철수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안철수는 20여년 전 한국사회에 신선한 충격과 감동을 선사했던 인물이다. 그는 의대 강사 시절 토종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특허 돈방석에 앉을 수도 있었으나 무료로 공개해 국민적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안철수 교수가 당시 진행한 청춘콘서트는 전국 모든 도시에서 표가 매진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열정적인 강연을 통해 자신의 끊임없는 도전과 신념을 소개해 젊은이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그는 도전정신의 원동력이 성취욕비전을 찾아 이리 저리 옮겨 다닌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것에 대한 환원 정신과 그것을 통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고자 했음이라고 했을 때 젊은이들은 그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았고 그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표상이 됐다.

 

그런 그가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시작으로 한 정치활동의 의지를 표명했을 때 국민들은 새로운 리더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환영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간의 안철수의 행보는 전혀 상식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했다. 손바닥 뒤집듯 쉽게 자신의 생각을 바꾸었다.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거두어들이며 박원순씨를 지지했고, 2012년 대선후보 때에는 국민과 합의도 없이 문재인 후보에게 대통령후보직을 양보해 그를 지지하던 세력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안철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할까?” “안철수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정치인 안철수의 지난 3년간 과정을 실무자이자 조언자, 지지자로, 때로는 비판자로 일정 부분을 함께 했던 강동호 뉴웨이브 신진보리포트 편집주간(전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공동사무처장)과 오창훈 변호사(전 안철수 진심캠프 민원실 제2팀장), 정연정 전 안철수 진심캠프 정치혁신위원, 강연재 변호사(전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등 네 사람의 진술과 대담을 바탕으로 안철수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안철수가 왜 서울시장을 포기했는지, 왜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문재인 후보와의 대선 단일화 협상을 하고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자 신당이 아닌 민주통합당과의 합당을 전격 선언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 안철수가 말하고 싶지 않던, 말할 수 없던 폭로들을 숨김없이 담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안철수 현상은 이제 완전히 끝난 것인가? 아니면 더 큰 폭발적 에너지를 잠시 억누르고 있는 것인가? 안철수와 그의 새정치는 이것이 전부인가? 아니면 더 핫한 본 게임이 남아 있는 것인가? 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안철수의 모습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신장개업을 하는 상점 앞에 요상한 치장과 요란스러운 춤과 음악으로 눈길을 모으는 천박한 상술이 오버랩 되는 현상이라 해도 무리는 아닐 듯 쉽다. 아니 어쩌면 새벽에 잠시 끼었다가 햇살이 돋아나면 사라지는 안개와도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그토록 열망하던 새정치의 꿈을 키웠지만, 물거품처럼 사라진 지금 안철수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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