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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몰락 - 이재용(JY) 시대를 생각한다
심정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외국 여행을 하다보면 길거리에 즐비한 삼성의 광고를 볼 수 있고 그럴 때는 저절로 애국심이 생긴다. 이처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은 한국인들에게 특별한 자부심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삼성은 국민들로부터 ‘어둠의 집단’으로 불리는 또 하나의 일면을 가졌기도 하다. 무노조 원칙을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기본권마저 제한하는 기업으로 비난받기도 하는 것이다. 지난해 개봉한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문제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에 몰렸던 관심은 우리 사회가 가진 삼성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짐작하게 한다.
삼성은 2013년 대한민국 전체 법인세 세수의 16%를 홀로 감당했을 정도로 국가 경제에서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런 삼성이 흔들린다면 국가 경제 또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아성을 무너뜨릴지도 모르는 스마트폰 시장의 급변과 이건희 회장의 공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가 맞물려 삼성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책은 삼성자동차, 삼성중공업 등에서 산업분석가로 일했던 삼성맨 출신 심정택 칼럼니스트가 7년 동안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삼성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적극적 비판과 분석을 담았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부터 조직문화, 경영전략, 업무 방식 그리고 성공비결과 문제점을 지적해 삼성의 위기와 원인 교훈을 제시했다.
이 책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 이후 본격화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논쟁,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주력 사업의 부재와 중국 기업들의 저가폰 공세로 인한 경영 실적 악화 등 최근 불거져 나오는 삼성 위기론의 실상을 파헤친다.
저자는 우선 이건희 회장의 현 상태에서 상속이나 형제간 그룹 분할은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이나 이부진 호텔신라의 그룹 분할은 현 상태에서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대신 이 회장의 사망 이후 결정적인 카드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은 이 회장의 사망후 재산의 66퍼센트를 받게 되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더라도 홍라희 관장의 몫 때문에 이 부회장은 어머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고 적었다.
저자는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노릴 수 있는 제 3의 인물로 이학수 전 부회장을 꼽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학수가 상장 후 약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삼성 SDS주식을 처분하고 자신 소유의 재산을 모두 처분한 뒤 삼성전자 주식을 인수하려 든다면?”이라고 질문을 던진다. 재무팀 라인의 김인주, 최도석 등도 수천억원대 자산을 가지고 있어 이학수와의 연대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삼성제국의 미래’에 대해서 불안하다고 경고한다. 이재용 체제로 넘어가는 현 상황에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는 심각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불균형은 불안정이 지속되는 요인이 되어 그룹 체제가 심각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