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달리다 - 꿈을 향해 떠난 지훈아울의 첫 번째 로드 트립 이야기
양지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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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92년도에 처음 미국여행을 했다. 비행기가 미국 땅에 다다르게 되자 펼쳐지는 광대한 땅덩어리를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떠올릴 때 흔히 연상하는 것은 뉴욕이나 LA처럼 초현대적인 빌딩이 숲을 이룬 메트로폴리탄이다. 하지만 그랜드캐년을 선두로 한 웅장하고 거친 자연 역시 미국을 이루는 요소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황량한 네바다 사막에 신기루처럼 불쑥 솟은 라스베이거스. 인간이 만든 가장 화려한 도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도시는 카지노뿐만 아니라 완벽한 컨벤션 시설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도시이다. 화려한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미서부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그랜드캐년. 유유히 흘러가는 콜로라도 강과 어우러지는 그랜드캐년의 곳곳을 탐험하노라면 자연의 손길이 빗어낸 가장 위대한 걸작품이라는 찬사가 결코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또 가보고 싶은 호기심의 나라였다.

 

이 책은 대학시절 서울대 아카펠라 그룹 '인공위성' 활동을 통해 음악 창작과 공유의 즐거움을 경험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나이 마흔에 직장을 그만두고 팝의 본고장인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가 음악을 만들고, 밴드 활동도 하면서 뮤지션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작가 양지훈이 큰 성공을 맛보거나 특별히 이루어 놓은 업적 하나 없던, 10년차 회사원이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하며 어느 날 홀연히 떠난 미국 대륙 일주 로드 트립 이야기를 담았다.

 

LA에서 키웨스트, 그리고 뉴욕과 시애틀에 이르기까지, 미국 동서남북을 대륙 가장자리를 따라 제대로 한 바퀴 돌았다. 자신의 꿈에 이끌려 떠난 로드 트립이기에, 그의 여행 풍경들은 꿈과 영감이 투영된 지극히 주관적 앵글에서 묘사되고 있다.

 

이 책에서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자는 것이다. 그게 뭔지 찾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이 그 일을 정말 하고 싶어 하는가를 확인해 보기 위해 홀로 로드 트립을 떠나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모든 것을 버리고 홀로 미지의 세계로 떠난다는 건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일이다. 그러나 긴 여정을 통해 그 두려움과 점점 더 친해지게 되고, 그럴수록 자신의 꿈에 한 발 더 용기 있게 다가설 수 있음을 경험하게 된다.

 

작가는 44세 중년의 위기 속에서 미국으로 자동차 횡단을 하기로 결심하고 혼자서 50일간 매일 평균 400km 정도를 달린다. 모르는 길을 마음껏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누릴 수 있는 축복이다. 저편 너머에 뭔가가 있을 거란 믿음을 가진 이가 용기를 내어 개척한 흔적이 처음으로 길이 되고, 그 흔적을 믿고 따른 많은 사람들이 길을 다진다.

 

작가는 일단 한 번 길을 떠나게 되면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은 점점 더 쉬워진다. 그러면서 깨닫게 된다. 내가 새로운 길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외부 조건이 아닌 내 안의 두려움이었다는 것을. 뭔가 부러운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은 대단하니까, 여건이 되니까, 재능이 있으니까, 하지만 난 평범하고 여건도 안 되니 어쩔 수 없어.’라고 치부하며 만든 두려움의 벽 뒤에 숨어왔다는 것을. 하지만 세상에 대단한 사람은 없다. 대단한 결심과 실행만이 있을 뿐이고,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람은 다 같은 사람이니까.”(p.257) 라고 말했다. 이 책을 미국을 자동차로 여행하려고 계획하는 분들에게 꼭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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