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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쇼크 - 과잉 인구 시대, 지구와 인류를 위한 최선의 선택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평점 :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한 자녀 더 낳기 운동’을 범국가적으로 펼치고 있다. 1960년대 우리나라의 출산 관련 슬로건은 “적게 낳아 잘 기르자”였고, 1970년대까지는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 1980년대까지는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였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꼴찌이며, 세계에서도 최하위권이다. 출산율이 이대로 20년 후까지 계속 된다면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대한민국은 사라질 것이라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저출산 망국론’이다.
이 책은 미국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애리조나 대학교에서 국제저널리즘을 가르치는 교수이며, <인간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이 대한민국 사회가 그동안 신앙처럼 여겨 온 이른바 ‘저출산 망국론’에 정반대 시각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견지해온 이른바 ‘저출산 망국론’에 정반대의 시각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지구의 인구가 이미 감당할 수준을 넘었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시급하게 인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약 20만 년 간 세계의 인구는 거의 일정한 수를 유지했다. 그러나 1900년에 16억 명이던 인구는 2014년에 72억명으로 불어났으며, 2082년에는 10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인구 증가 속도를 피부에 와닿게 표현하면 ‘4.5일마다 100만 명씩 느는’ 수치다.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사실은 세계 인구가 역사의 마지막 0.1퍼센트 기간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폭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기하급수의 의미가 얼마나 가공할 만한지는 ‘종이접기’가 좋은 예다. 종이를 반으로 계속 접어가면, 마흔 두 번이 되면 그 두께가 달에 이를 만큼 두꺼워진다. 이것이 돈이라면 엄청난 축복이겠지만, 액운이라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인구가 넘쳐나면서 생겨난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자원 고갈, 물 부족, 식량 부족은 우리를 위협한다. 저자는 “인구를 인도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 자연이 우리에게 대량으로 해고 통지서를 보낼 것이다.”라고 경고한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옥수수를 키울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진 지구를 대체할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인류의 모습이 등장한다. ‘설국열차’에서는 이미 살 수 없을 만큼 망가진 지구에서 좁은 열차에 몸을 맡긴 인류가 집단의 생존을 위해 일부러 전쟁을 일으켜 인구를 조절하는 끔찍한 광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과연 이와 같은 상황이 영화 속에서만 일어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이런 영화 이야기는 우리가 직면한 미래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정말 깊이 생각한다면 아주 적은 비용으로 어렵지 않게 인구쇼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평균 2.47명인 세계 출산율을 여성 1인당 0.5명만으로 줄인다면 세기말 인구는 60억명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출산율 역시 오히려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무슨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느냐고 하겠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설득력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