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풍경, 근대를 만나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 엮음 / 채륜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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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라고 하면 보통 사람들은 아주 까마득히 먼 옛날처럼 느낀다. 불과 100~200년 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는 그 시대가 현대 한국사회와 생활양식이나 문화면에서 마치 다른 나라이기도 한 것처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현대적 관점에서 과거를 재단하기도 하고, 거꾸로 과거가 옳다면서 현대에 대해 무조건 비판하는 입장에 서기도 하다.

 

이 책은 조선말~근대에 이르는 시기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수많은 문물과 문화, 풍속들의 도입과 그에 얽힌 사연, 당시의 풍경들을 들려주는 책으로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원들 10명이 한 편씩 모두 10가지의 주제를 갖고 집필했다. 근대 조선의 의생활, 독이 가득한 화장품, 아이를 웃기고 어른을 울리는 장난감 등 현재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의 원류를 살펴본다.

 

조선말과 일제강점기는 우리의 생활습관에 중요한 전기가 된 시기였다. 이 시기가 중요한 것은 현대 사회 문화의 틀이 잡혔기 때문이다. 저자는 조선말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변혁의 시기를 거치면서 찾아온 사회적 변화, 그리고 그 때문에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이 책에는 총 10가지의 이야기가 3개의 주제로 담겨있다. 첫번째 장 욕망의 늪에 빠진 근대에서는 우리의 근대에 욕망이 어떤 방향으로 발현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근대 신문물의 유입과 함께 생겨난 새로운 미적 기준, 그리고 그 기준에 충족하는 모습이 되길 원했던 사람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성병이 창궐했던 당시 분위기도 살펴보고 있다. 자연스러운 사회 변화이든 일제의 철저한 계획에 의한 것이든 욕망이라는 늪에 빠진 당시 모습을 이야기하는 데 읽다보면 현대와 일맥상통하는 점을 알게 된다.

 

두 번째 장 놀이의 이중성에서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통해 근대의 새로운 놀이 문화가 가진 의미를 살펴보고 서양식 장난감의 등장과 함께 일어났던 여러 일화를 다루고 있다. 세 번째 장 신풍속의 탄생에서는 새로운 문화이자 풍속으로서 크리스마스는 물론, 어린이날과 꽃놀이, 현대적인 결혼문화가 어떻게 조선에 뿌리내리게 되었는지, 당시 사람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가 시작된 것은 언제일까. 저자는 19세기 후반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병원과 학교를 여는 방식으로 기독교 문화를 전파했고 이 과정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선교사 아펜젤러가 지금의 서울시 중구에 세운 배제학당은 우리나라 최초의 중등학교였다. 이곳 학생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돈을 모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초기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가진 것을 나누면서 빈민을 구제하는 날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우리에게 많은 나쁜 것들을 심어줬는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공창이다. 공창은 일본의 조선 침략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됐다. 일본 군인들을 위한 성매매 장소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많은 국민들이 성병으로 고통을 받았다.

 

현대 한국인의 풍속은 근대에 들어온 신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 탄생한 것으로 이것이 조선 사회에 정착해 현대 한국 사회에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전통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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