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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의 지구생활 안내서 - 나는 우주정거장에서 인생을 배웠다
크리스 해드필드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주로 나가는 것은 모든 인류의 꿈일 것이다.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는 옛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다. 그는 1961년 4월 12일에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 상공을 일주했다. 그리고 미국의 닐 암스트롱은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사람이다.
암스트롱은 달에 첫발을 딛고 “내겐 작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 될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의 말대로 인류는 우주를 향한 위대한 도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가가린 이후 인류는 200회 이상 지구와 우주를 넘나들었고, 우주정거장을 만들어 우주 탐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4월 8일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 이소연 박사가 한국인 최초의 우주 비행사가 되었다.
이 책은 캐나다 출신으로 20년간의 우주비행사 훈련, 4천 시간에 이르는 우주 체류 기록을 남긴 전직 우주비행사이자 국제우주정거장(ISS) 사령관 크리스 해드필드가 오래도록 지구와 우주를 오가며 얻은 성취와 생존의 비결을 생생하게 묘사한 자전적 에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네모난 우주비행사에 둥근 구멍, 이것이 내 인생 이야기다. 요약하자면, 빠져나가기 불가능해 보이는 문을 통과해 생의 목표에 도달하려고 궁리해 왔던 이야기다. (중략) 내 삶의 여정에는 줄곧 급경사와 막다른 길이 함께했다. 내게 우주비행사는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실현시켜야 하는 꿈이었다.”(p.12)고 말했다.
우리에게도 광활한 우주를 여행할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를 봤다. 황사와 병충해로 식량 부족사태에 직면해 있는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는 땅으로 설정된다. 영화는 곧 전직 우주비행사인 쿠퍼에게 지구를 대체할 만한 곳을 우주에서 찾도록 종용한다. 작게는 아들과 딸을 위해 크게는 인류를 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쿠퍼는 우주선에 탑승한다.
이 영화는 전반부에서 지구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 주고, 이에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인류를 구하고자 책임과 희생을 택하는 주인공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영화가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온다.
목숨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우주비행사를 꼭 해야만 했을까. 저자는 지금 완전한 지구인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주에서 산소통에 의존해 숨 쉬고 있었다. 그는 우주에서의 체류 시간만 4000시간이라고 한다. 우주비행사가 되기까지 훈련받은 기간은 20년. 그는 “내게 우주비행사는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실현시켜야 하는 꿈”이었다고 하면서 “우주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말한다.
영화처럼 화려한 장면이나 극적 설정은 없지만, ‘인생은 경기가 아니라 여정’이라는 그의 우주 경험담이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자연스럽게 와 닿는다. “우주에서의 강렬한 경험이 지구의 삶을 겸허하게 바라보도록 해줬다”는 그의 진솔한 고백이 잔잔한 여운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