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니를 보라 - 세상에 불응한 여자들의 역사
박신영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우리나라의 정치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 가운데 여성들이 많다. 사회 각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금녀의 영역은 거의 사라진 듯하다. 하지만 세상의 절반인 여성,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를 번성시킨 모태인 여성이 지금처럼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받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55.6%OECD 평균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성 격차 지수 또한 136개국 중 111위로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결과는 능력 있는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부담, 그리고 보이지 않는 차별에 좌절하여 경제활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급속하게 변동함에 따라 기존의 가치관이나 의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남녀 성역할에 대한 것으로 기존의 가부장적이고 남성위주인 사고에서 벗어나 양성평등이 실현화 되고 있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대부분의 여성은 가사노동, 자녀양육과 같은 가정 내에서의 역할만을 맡았지만,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여성은 경제활동에 참여하며 사회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처럼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면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도 향상되었으며 이제는 여성도 남성과 나란히 사회·경제의 일원으로서 큰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 책은 역사 에세이를 쓰는 박신영 씨가 여성에 대한 사회적 제약과 편견의 역사 속에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 여성 14명의 삶을 통해 현대 여성에게 롤모델과 반면교사를 동시에 제시한다. 저자는 주류의 역사, 기득권의 시각,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거침없이 풀어낸다.

 

우리는 주변에서 여자는 이래서 안 된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본 적이 있다. 또한 헤픈 여자’, ‘된장녀’, ‘성녀’, ‘창녀’ ‘김치녀’, ‘조강지처’, ‘애인’, ‘’, ‘여우등 여자를 규정하는 말은 많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자신을 모르는 이에게는 사랑과 욕망을 위해 살았던 미실,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로웠던 여자 엘레오노르, 60대에 전성기를 맞은 늦깎이 여행자 이사벨라 버드, 된장녀가 된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소개한다. 2순종하는 이에게에서는 원조 나체 시위자라고 할 수 있는 레이디 고다이바, 스스로 체스 판에서 뛰어내린 헨리 8세의 넷째 부인 클레베의 안네, 성폭력 경험에도 자신을 잃지 않고 여자로서의 삶을 즐긴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복수를 위해 전사가 된 공주 토스카나의 마틸다, 세상의 한계와 자기 자신마저 극복한 사람 조선 후기 거상 김만덕을 소개한다. 3집에 갇힌 이에게에서는 10년간 경력 단절 여성으로 살았던 루쉰의 아내 쉬광핑, ‘작은 아씨들의 작가 루이자 메이 올컷, 흉노 왕비가 된 한나라 궁녀 왕소군, 서양 중세의 여성들, 중복 장애를 이겨낸 헬렌 켈러에 대해 다룬다.

 

과거 역사 속 인물들은 인간적인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 안에 살아 있다. 그들이 극복하고자 한 여러 겹의 한계는 지금 우리 시대에도 있기에.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삶을 교훈으로 삼는다면 나의 삶과 시대의 문제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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