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에리카 하야사키 지음, 이은주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먼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면 반드시 그 지역에 대해 공부를 한다. 가서 생길 수 있는 시행착오도 줄이고 여행을 실속 있게 하려는 의도로 그렇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죽음 너머 떠나는 여행도 면밀하게 준비해야 되지 않을까? 그 여행 준비에 따라서 지금 이곳의 삶도 달라질 수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을까?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가?

 

미국 뉴저지주 유니언의 킨 대학교에는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있다. 응급실, 중환자실, 정신병동에서 20년간 근무하고 킨 대학교로 옮겨 죽음에 대해 강의하는 노마 보위 교수의 긴 안목으로 보는 죽음이 바로 그 수업이다.

 

이 책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기자였던 에리카 하야사키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문학저널리즘 조교수가 킨대학에서 죽음학을 강의하는 노마 보위 교수 수업에 4년간 참여하며 쓴 내러티브 논픽션으로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끌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우리가 죽음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결국 잘 살기 위해서이다. 죽음을 직시하고 잘 맞이하려고 노력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바로 선다. 우리의 삶은 죽음을 생각할 때 완성된다. 삶 하나로만은 충분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죽음도 삶의 내용이나 질이 제대로 받쳐줄 때 완성되는 법이다.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신 후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그의 제자들이 슬프게 울었다.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에게 말하기를 울음을 그쳐라. 나를 방해하지 마라. 내가 죽음을 탐구할 수 있게 놔두어라. 너희들은 내가 죽은 뒤에도 얼마든지 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죽음을 탐구하도록 놔두어라. 나는 곧 죽을 것이다. 나는 죽음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이 순간을 평생 동안 기다려왔다.”고 했다. 소크라테스의 말과 같이 죽음은 깨달음, 즉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이 책에서 보위 교수는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단계 이론을 바탕으로 다시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끈다. 인간의 생애주기를 여덟 단계로 나눈 에릭슨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위기를 극복하며 생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 위기는 계속 나타나는데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각 단계를 현명하게 넘어설 수도, 그 단계에 머물러 묶여버릴 수도 있다. 보위 교수는 이 단계들을 만족스럽게 극복한 사람들은 두려움이나 불만이 적은 상태로 죽음과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모두 세 파트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파트는 죽음의 비밀’, 둘째 파트는 삶의 교훈’, 셋째 파트는 마지막 시험에 대해 이야기 한다. 1장부터 20장까지 각 장 맨 앞에는 긴 안목으로 보는 죽음수업의 숙제가 제시돼 있다. 첫 번째 숙제는 세상을 떠난 누군가에게 작별 편지를 쓰는 것이다. ‘죽음학 수업은 누구에게나 더욱 쉽게 죽음을 이해해갈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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