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사랑이야 - 드라마 에세이
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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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은 인생을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돛단배에 비유했다. 순풍을 만나면 소원하는 항구에 평탄하게 갈 수 있지만, 비바람이 휘몰아치고 태풍이 불어오면 배가 난파되기도 하고 목숨까지도 위태로울 때가 있다. 인생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힘든 상황들이 있기 마련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젊음을 다 바쳐 일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들을 시작했지만 원하는 대로 잘 되지가 않았다. 세상이 캄캄해지고 앞으로 살아갈 것을 생각하니 막막하고 자신감이 없어졌다.

 

언제부터인지 새가 덫에 걸린 것 같이 두렵기만 하고, 마음에 어두운 밤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었다. 밥도 먹고 싶지 않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도 천근만근 몸이 무거워 활동하기가 어려웠다. 여기에 불면증까지 더해져서 밤새 뒤척이다가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드는가하면 사람 만나는 것이 두려워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삶의 의미와 보람이 없어지고 무력감이 어깨를 짓눌렀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마음이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인생살이가 결코 만만하지 않고, 때로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지독한 성장통을 겪으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은 사람이 자신이 아프고 힘든 만큼 다른 사람도 그럴 것이라고, 그러니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다른 사람의 심리적 고통을 외면하고, 서로가 왜 아프고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말하고 듣는 것을 불편해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마음의 상처는 점점 더 깊어져 갔다.

 

이 책은 우리 시대 휴머니스트라 불리는 노희경 작가와 감정의 결까지 살리는 영상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김규태 PD, 배우 조인성과 공효진이 만들어낸 명품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영상에세이집이다.

 

작가는, 눈에 보이는 상처에는 집착적으로 호들갑을 떨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에는 무심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 정신분열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시도하기도 했다. 그들은 미친 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 거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우리에게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괜찮습니까?”하고 말이다.

 

이 책은 명대사 및 중요대사와 사진 80여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캐릭터 소개, 기획의도 등도 함께 수록해 드라마의 스토리를 좀 더 입체적이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핵심은 사회적 편견을 깨는 것이다. ‘또라이’ ‘정신병자라며 상처받는 사람에게 폭력적으로 다가서는 편견을 깨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은 나뿐 아니라 어느 누군가에게도 힐링이 되는,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살다가 힘든 일이 있거나 뭔가 답이 안 나왔을 때, 이 책을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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