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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의 저주
로버트 러스티그 지음, 이지연 옮김, 강재헌 감수 / 한경비피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과자, 빵, 아이스크림, 초콜릿, 음료수, 식품 등 달콤한 음식과 과일을 즐겨 먹었다. 이런 달콤한 것들이 몸에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도 모르고 먹었다. 지금도 달콤한 것들을 좋아한다. 그런데 이번에 <단 맛의 저주> 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 책의 표지에 ‘우리를 위로하는 달콤한 음식은 어떻게 독이 되는가?’라는 글을 읽고 달콤한 음식이 독이 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이 책은 아동 비만치료 관련 분야의 권위자인 로버트 러스티그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대 교수가 “설탕이 우리를 천천히 죽이고 있다”며 설탕의 독성을 경고하는 책이다. 저자는 설탕, 특히 과당은 알코올만큼 간에 해로운데도 사람들이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과당은 마치 알코올중독처럼 우리 뇌를 속여 지나치게 과당을 섭취하도록 자극해 비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나친 과당은 당뇨병, 간부전, 암, 치매, 노화 촉진을 유발하는 대사 증후군을 만들어 낸다. 심지어 간을 지치게 해 알코올이 유발하는 것과 똑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말레이시아의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이유는 이곳 사람들이 술은 마시지 않지만 음료수를 마구잡이로 마시는 데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단맛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과당 수송 차량’인 탄산음료와 주스 등 설탕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지 말고 모든 조리법에서 설탕량 1/3을 줄이고 디저트는 특별할 때만 먹으라고 충고한다.
1980년대 세계 성인 인구 중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은 15%였지만, 지금은 그 비율이 55%나 된다. 비만이 아닌 사람보다 비만한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30년 사이에 세계적으로 비만이 유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사람들의 운동량이 줄어서 그럴까.
설탕은 성공적인 식품 첨가물로 우리에게 알려지고 있다. 식품 업계가 ‘맛’을 위해 설탕을 첨가하면 제품이 더 많이 팔린다. 또한 특정 형태의 설탕은 값이 싸기 때문에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조되는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들어 있다. 이 설탕은 포도당 절반과 과당 절반으로 이뤄진다. 설탕을 달콤하게 해주는 것은 과당이다. 그리고 이 과당이 바로 우리가 궁극적으로 찾는 분자이며 만성 대사 질환을 일으키는 범인이다. 과당은 간에서 지방과 같은 방식으로 대사되고, 포도당은 탄수화물 방식으로 대사된다. 표면적으로는 탄수화물인 설탕이 ‘사실은’ 지방과 탄수화물이 하나에 다 들어 있는 식품인 것이다. 따라서 설탕을 섭취하면 양쪽 경로가 모두 초과근무를 해야 한다.
저자는 비만은 사회적 문제로 다뤄야지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일침을 가한다. 특히 식품업계가 ‘맛’을 위해 과당이 포함된 식품 첨가물을 지나치게 늘린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담배나 술을 규제하는 것처럼 설탕이 너무 많이 들어간 음료수나 패스트푸드의 범람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정도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은 아무리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도 살이 안 빠지는 사람들에게 비만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알려 주는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