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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움직인 중국 여성들 ㅣ 살림지식총서 490
이양자 지음 / 살림 / 2014년 7월
평점 :
고대부터 근대까지, 전쟁과 혁명으로 점철되어 온 세계 역사 속에서 역사의 수레를 끄는 한쪽 바퀴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담당해 온 수많은 여성들은 굵직굵직하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켜 왔다. 그리고 그 이름은 이제 사회의 어떤 분야에서든지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만큼 깊게 새겨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 책은 동양사학회와 중국근현대사학회 평의원이며 중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동의대학교 사학과 이양자 명예교수가 3,000년 가까운 중국의 역사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 13명을 선정하여 기록하고 있다. 그녀들은 근대 이전에는 황제의 측근으로서 권력을 장악한 황실 여성들이었고, 근대 이후에는 여성해방운동을 부르짖은 혁명적 여성 선구자들이었다. 그녀들 모두가 중국 역사에서 좋은 의미로만 이름을 남긴 것은 아니었고, 나쁜 의미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중국 역사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 책에 나오는 ‘역사를 움직인 중국여성들’은 잔혹하나 뛰어난 중국 최초의 여성 정치가 여태후, 북위를 지배한 여걸 문명태후, 안정과 혁신의 시대를 연 중국 유일의 여제 측천무후, 무시무시한 명 태조 주원장의 후덕한 현모양처 마황후, 일세를 풍미한 청 말의 철권 통치자 서태후, 남존여비에 항거한 청 말의 여성혁명가 추근, 엄동에 피어난 홍매 같은 열정의 혁명가 하향응, 중국을 사랑한 최초의 퍼스트레이디 송경령과 그 자매, 송애령, 송미령, 노신의 그늘을 벗어난 여권론자, 허광평, 청렴을 유산으로 남긴 여권운동가 등영초, 철통같은 운명을 개척한 여전사 강극청, 모택동의 후광을 업고 여제를 꿈꾼 여배우 강청 등 이다.
이 책에서 첫 번째 여성으로 여태후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예태후는 황제의 지위를 대신한 8년 동안 많은 정적들을 처참하게 죽이고 여씨 일가들을 후왕에 봉하고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야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았지만, 탁월한 능력으로 국정을 운영했다. 그러므로 모든 호령은 여태후에게서 나왔으며 그녀는 실질적인 황제나 다름없었다. 여태후가 국정을 마음대로 장악한 기간은 혜제 재위 8년을 포함하여 16년간이었다.
측천무후가 다스린 50년간은 국가적으로 커다란 변고나 난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치국의 방법과 권력 장악에 남다른 능력을 가졌다. 그는 인재를 중용하고 후대하여 조정 안팎으로 정치가 잘 이루어졌으며, 인심이 후해지고 경제가 발전하여 당 부흥의 물질적 토대를 마련했다. 황제가 된 후 장역지, 장창종 등 미소년들과 어울려 젊음을 되살리며 즐겼다. 하지만 계승자 책립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무후는 원로재상 적인걸의 의견에 따라 원방으로 유배시킨 중종을 불러들여 다시 자신의 후계자로 임명했다. 그 후 적인걸의 추천으로 80세의 장간지를 재상에 임명하면서 무후의 최후는 결정이 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사에서 권력에 접근할 수 있는 여성은 전근대 시기에는 황후나 태후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근대에 들어와서는 정치인의 부인들이 많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과 중국 여성을 비교해 보면 중국 여성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잔혹할 정도로 무서웠다.
중국 역사를 움직인 여성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여성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