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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家 사람들 이야기 - 창업주 이병철에서 3세경영 이재용까지
이채윤 지음 / 성안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삼성그룹은 어느덧 한국 대표 그룹 중 하나라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 이후 근 80년간 줄기차게 성공 사업을 창출해 낸 삼성이 앞으로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최근 각 계열사간 합종연횡 등 사업 구조를 조정하면서 삼성의 미래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은 시민문학사 주간과 BOOkS365의 CEO를 역임했다. '안철수의 서재'와 '부자의 서' 등 경제와 사회 현안에 대한 다양한 책을 집필해 왔고, 이미 삼성을 경영하라‘를 쓰면서 삼성에 대해 연구한 바도 있는 이채윤씨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家를 일으킨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부터 현재 삼성의 사령탑인 이건희 회장, 그리고 그 아들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삼성은 이제 2세 경영을 지나서 3세 경영의 시대에 도래해 있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이병철 시대’에서는 삼성그룹의 창업주 호암 이병철이란 기업가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를 알아보고, 이병철이 내세운 삼성의 창업정신인 사업보국, 합리추구, 인재제일 정신 중 가장 역점을 둔 인재제일의 정신에 대하여 다루었다. 2부 ‘이건희 시대’에서는 이병철의 후계자인 이건희가 삼성을 국내 최고의 기업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 반열에 올려놓기까지의 과정과 창업보다 힘들다는 수성에 성공한 멋진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3부 ‘3세 경영의 서곡’에서는 이건희의 외아들로 태어나서 좋은 교육을 받았고, 다년간 훌륭한 경영자 수업을 받은 준비된 후계자 이재용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중간중간 ‘삼성가 가족이야기’라는 코너를 통해 가십성 이야기를 넣어 흥미를 더했다.
이건희는 셋째 아들로 태어나 전통적인 장자 승계의 사고방식으로는 후계자가 될 수 없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버지 이병철은 그를 철저하게 후계자로 키웠다. 아들에게 “사람에 대한 공부를 가장 많이 해라.”, “적고 또 적어라. 거기서 큰 그림이 나온다.”, “말을 삼가고 반복해 캐묻고 경청하라.”, “검을 들되, 휘두르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라.” 등의 가르침을 남겼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1979년 2월 27일 당시 37세였던 셋째 아들 이건희를 그룹 부회장으로 임명할 때 붓글씨로 ‘경청(傾聽)’이라는 글을 써서 아들에게 주며 매사에 말을 아끼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많이 들을 것을 당부했다. 그때의 일을 이건희는 이렇게 회고하고 있다.
“선친께선 제가 부회장이 되자마자 직접 붓으로 쓰신 ‘경청’이라는 글귀를 선물로 주시더군요. 그래서 그 후엔 회의할 때나 현장에 갈 때 가능하면 한마디도 말을 안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건희는 말을 못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고 합니다. 당시 제 짧은 생각에도 참으로 좋은 가르침인 것 같았어요. 그렇게 10년 가까이 지내는 동안 상대방의 처지를 헤아리고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p.388) 그 후 이건희는 그 말을 좌우명으로 삼아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경영자가 되었다.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선언 20주년 기념사’에서 “그동안 우리는 초일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품고 오직 한길로 달려왔다. 임직원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으로 이제 삼성은 세계 위에 우뚝 섰다”고 하면서 “21세기가 열리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나부터 변하자, 처자식만 빼고 다 바꾸자’고 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낡은 의식과 제도,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관행을 과감하게 떨쳐 버리고, 양 위주의 생각과 행동을 질 중심으로 바꿔 경쟁력을 키웠다”(p.646)고 말했다.
이 책은 800쪽이 넘는 분량의 두꺼운 책이지만 삼성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삼성가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상당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책이 많은 유익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