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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전하다 ㅣ 주니어 클래식 12
박경미 지음 / 사계절 / 2014년 5월
평점 :
성경은 과학적 진리를 배우고 믿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위한 진리’를 위해 읽기 때문에 성경에 대한 믿음에 과학적 사실이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이 탐구하는 진리의 입장에서 이해해서는 안 된다. 성경의 창조이야기는 ‘우주의 모든 천체와 생명체들은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존재를 얻게 되었고 하나님에 의해 존재가 유지된다는 것’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과학의 눈으로 신약성경을 읽으면 줄거리에 연속성이 없을 뿐 아니라 복음서 사이에도 모순들이 있어 확실성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신약성경의 저자들도 예수의 행동 정황과 세부사항을 정확히 재구성하는데 관심을 두기보다 예수의 말씀과 행동의 의미를 부각하는데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성경은 2000~3000년 전 오늘,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기록된 책이다 보니 글의 표현 양식이나 의미, 관용적 숙어 등이 우리말과 다르다. 번역을 했지만 문자 그대로가 원뜻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말 그대로의 의미로, 오늘날의 시선과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면 그 뜻을 잘못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박경미 교수가 정치·사회·역사와 분리된 성서 연구의 한계를 느껴, 성서와 그것이 쓰인 시대를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성경을 종교의 경전이 아니라 교양서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로마 제국 아래에서 그리스도 신앙을 통해 고난을 이겨 낸 사람들의 삶과 그 치열함을 성서 속에서 건져 올리고 있다.
이 책은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했던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신약 성서의 문맥 사이에 숨어 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며 예수의 가르침과 활동의 의미를 알 수 있게 된다.
오늘날 흔히 윤리적 권고로 받아들여지는 예수님의 말씀 가운데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 대어라.”라는 말씀을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영국의 식민 지배에 맞서 싸우며 이를 실천했다.
저자는 비유를 탁월하게 사용해, 쉽고 인상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예수님에 대해서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와 잃은 아들의 비유, 누룩 비유 등에 담긴 살아 있는 의미를 전해 하나님 나라가 어떠한지 경험하게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라는 예수의 이 말은 “사람이 법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법이 사람을 위해 있다는 법 정신의 기본 원리로 확대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삶을 우선시하는 예수의 급진적인 정신을 잘 드러내는 ‘인권 선언’이라고 할 수 있다.”(p.166) 고 했다.
오늘날 우리가 2천년 전에 쓰인 신약 성서를 읽기 위해서는 역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 책에는 지도와 삽화, 사진을 풍성하게 넣었고, 쉬운 문체로 친절하게 쓰였기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청소년은 물론 대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