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향의 맛.멋
이재인 지음 / 멘토프레스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향이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강하게 주는 말이면서도, 정작 이것이 고향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단어이다. 고향은 나의 과거가 있는 곳이며, 정이 든 곳이며, 일정한 형태로 내게 형성된 하나의 세계이다. 고향은 공간이며 시간이며 마음이라는 세 요소가 불가분의 관계로 굳어진 복합된 심성이다.

 

내가 15살 때까지 살아온 고향집은 경상북도 선산의 전형적인 시골 농가로 초가집이었다. 가을에 추수를 끝내고 이엉(날개)을 엮어서 지붕을 인다(올린다). 울타리는 나무를 베어다가 엮어서 세우는 것이 대부분이며, 대나무·탱자나무·사철나무·측백나무 같은 울타리나무를 심어서 자연스럽게 집을 둘렀다.

 

이 책은 충남 예산이 고향이며, 충남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는 소설가 이재인씨가 광시, 공주, 논산, 단양, 대전 등 충청도를 중심으로 20개 도시를 여행하며 그 지역의 명소와 인물을 소개하고 더불어 고향을 지키는 지인들을 만나 맛집을 탐방하며 고향의 맛을 전하고 있다. 각 지방, 고향이 지닌 전설 및 역사이야기와 함께 뒤풀이 맛집에서 고향의 진미를 소개한다.

 

단양에 가면 단양 팔경 중의 하나인 도담삼봉이 있다. 요즘 정도전이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인데 정도전의 호가 삼봉이다. 이 삼봉이 도담삼봉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도담삼봉의 경치에 매료된 정도전이 자신의 호를 삼봉으로 지었다고 한다.

 

경북 안동에서는 명현과 석학들이 줄지어 배출되었다. 안동찜닭이 안동의 전통음식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많지만 조선시대에는 도성 안쪽을 안동네, 바깥쪽을 바깥동네라 불렀다. 도성 안쪽 사람들은 특별한 날 닭을 쪄먹는 풍습이 있었는데 그를 일컬어 도성 바깥쪽 사람들은 안동네찜닭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 안동네찜닭이 세월이 흘러가며 안동찜닭으로 변했다고 한다.

 

전북 익산은 익히 마를 캐서 살다가 선화공주와 결혼해 백제의 왕에 이른 서동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옛 마한의 중심지였던 만큼 익산 금마면에 위치한 마한관을 비롯해 90년 전통을 자랑하는 두동교회, 김대건 신부의 화산 나바위 상륙을 기념한 나바위성당, 대국문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의 생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또 익산의 인물로 아름다운 꽃을 문자화해 시조에 담아내는 양점숙 시인을 소개하며 더불어 그가 추천한 맛집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충북 청주를 빛낸 인물로 독립운동가이자 종교운동가 손병희가 있으며, 청주가 낳은 최고 소리꾼 박팔괘가 있다. 그는 매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선비였다. 그럼에도 그는 소리꾼이라는, 양반들이 천대시하는 삶의 샛길로 빠진다. 저자는 청주에 가면 오만환 시인에 이끌려 서문오거리 상주할매 원조올갱이 식당을 찾아 올갱이국을 먹는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고향명사들과 함께 떠나는 '맛집기행'이자 '명소기행'이다. 유명 매스컴이 소개한 그런 맛집이 아닌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음식점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를 여행하면서 어디에서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될 때 이 책을 가지고 간다면 걱정할 게 없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