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는 진인의 땅이었다 - 우리 고대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서
정형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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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선하면 단군신화가 떠오른다. 4300여년을 달려온 우리민족의 역사는 고조선 이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위대한 민족일수록 신화의 내용이 풍요롭고 다채롭다. 그리스 신화가 그렇고 로마 신화가 그렇다. 고조선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하며 단군신화는 한민족의 기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단군신화는 자연스럽게 환웅천왕과 연결된다. 단군왕검은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고조선을 건국했다. 중국의 요임금과 같은 시기라는 역사성은 중국의 위서(魏書)에도 기록돼 있다. 그런데 고조선과 단군신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고조선은 역사적 실체이며 중국의 고대사를 뛰어넘는 우월성을 함축하고 있다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한단고기와 천부경 등의 서적들을 위서라고 폄하하며 한민족의 고대사를 업신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역사연구가 정형진이 단군조선의 기원부터 삼국시대로 접어드는 삼한까지의 고대사 전체를 진인(辰人)’이라는 집단을 통해 살펴본다. 주류사학계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고조선과 삼한 사이 천 년의 역사, 나아가서 우리 민족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집단이 바로 진인이다. 우리 고대사 속의 한반도는 바로 진인의 땅이었고, 진인을 통하지 않고서는 고대사의 흐름을 알 수 없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단군조선은 기원전 2333년에 현재 중국 땅인 요서 지역의 홍산문화를 기반으로 성립되었다. 번영을 누리던 단군왕검 사회는 기원전 15세기에 갑작스러운 기온의 변화로 위기를 맞게 되고 이후 기원전 13세기에 완전히 붕괴하는데, 이때 단군왕검 사회의 지도층은 요하를 건너 동쪽으로 이동했는데. 이들이 바로 진인이라고 주장한다. 진인들은 고인돌 문화를 퍼뜨리며 요동과 한반도 서북 지역으로 이동했고, 이후 한반도에 정착해 문명의 꽃을 피웠다. 나아가 진인은 숙신, 진번, 진한, 변진, 진국 등의 집단을 주도했고 한민족의 기틀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5문명 요하문명과 한민족에서는 중국의 요하 상류와 대릉하 상류에서 발견된 요하문명과 우리나라 고대사의 연관성을 추적한다. 2진인의 눈으로 한국사를 보아야 한다에서는 단군왕검사회의 태동 이전부터 삼한을 거쳐 삼국시대에 이르는 고대사의 흐름을 신라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짚어본다. 3단군숙신과 고조선을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에서는 역사학계의 오랜 논쟁 대상 중 하나인 고조선의 건국 시기에 대해 정리한다. 4삼한의 정립과 그 주도세력들에서는 대한민국의 국호가 삼한의 정신을 잇고 있다는 점을 되새기면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며 내세웠던 삼한일통론의 의미에 대해 짚어본다.

 

저자는 한반도로 이동한 진인들은 한강 이남 최초의 정치체인 진국을 세웠고, 진국으로 이어진 진인의 맥은 삼한으로 나뉘었다가 신라로 이어졌는데 신라의 지도자로 옹립된 박혁거세가 바로 단군의 후예라고 한다. 따라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 가운데 단군의 적통을 이은 한민족의 적자는 신라라고 주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은 중국의 동북공정 위협에서 우리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대사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야 하는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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