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소울메이트 고전 시리즈 - 소울클래식 3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세나 옮김 / 소울메이트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지금 우리나라는 갈수록 불안하고 불확실하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 남한에 대한 군사적인 위협, 유엔의 북한제제와 이에 따른 북한의 반발, 중국과 일본, 한국과 일본 간의 영토분쟁,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제상황까지 비관적이어서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10대는 학업불안, 20·30대는 취업불안과 주거불안, 30·40대는 고용불안과 승진불안, 50대 이후부터 죽는 날까지는 노후불안으로 이어진다. 한국인의 삶은 생애주기별 불안의 연속체이다.

 

이런 때에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고전이 담고 있는 인간 내면의 가치와 지혜, 삶에 대한 성찰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시인 지망생 카푸스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10통을 묶은 것으로 삶에 대한 릴케의 태도를 담았다. 릴케를 이해하는 코드는 고독이다. 릴케는 진정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자기 내면으로 침잠해 절대 고독의 시간을 가지라고 말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불안과 고통, 우울도 삶의 한 조건으로 받아들이며 즐기라며 카푸스를 다독인다.

 

릴케는 시인으로서의 길을 고민하는 카푸스에게 자신의 밖을 바라보지 말고 자기 자신 속으로 파고들어 가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욕구가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인지, 정말로 글 쓰는 일을 그만둔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것을 권한다. 릴케가 카푸스에게 전하는 이 충고는 오늘날 인생의 방향을 잡지 못해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글은 무척 아름답다. 아름다울 뿐 아니라 최고로 현명하다. 인용하자면,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당신은 지금 모든 것의 출발점 앞에 서 있지요. 그래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발 당신의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모든 문제에 대해 부디 인내심을 가지고, 그 문제 자체를 꼭 닫힌 방이나 낯선 언어로 쓰인 책처럼 사랑하시라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해답을 찾으려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지금까지 그 해답을 가지고 살아보지 않으셨기에, 당신에게 그 해답이 주어지지도 않을 것입니다.”(pp.55-56) 여기서의 핵심은 모든 것은 살면서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지금 질문에 따라 살기바란다. 그러면 당신은 점차적으로 미처 깨닫지 못한 상태에서 언젠가 먼 훗날에 살아가다가 답변과 마주할 날이 올 것이다.

 

아직 살아 보지 않아 풀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문제를 안고 살아가라고 한다. 그러면 알게 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어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언제나 답을 얻으려고 했다. 답을 얻었다 싶어 뒤돌아보면 어느새 저만치 멀어진 체 떠나간다. 삶이란 여정이고 모험이며 과정이다. 이것을 안다면 삶은 한결 수월해 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릴케의 시가 맘에 들어 그의 책을 서점에서 찾아보고 번역본이 많은 것에 새삼 그의 인기를 알게 되었다.

 

세상을 사는 동안 위로와 격려가 필요할 때, 울적하고 힘들 때 릴케의 따뜻하고 진실이 담긴 이 책을 읽는다면 용기와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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