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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천개의 심장 - 오늘을 마지막으로 사는 최전방 선교사의 순종일기
이시온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4년 1월
평점 :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는 7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각자의 생활 방식과 문화, 언어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종교나 전통, 습관과 생활방식을 통해 자기들만의 독특한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 간다.
세계 곳곳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는 요즘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구 반대편은 고사하고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조차도 관심이 없다. 오직 먹고 마시고 일하는데 필요한 것, 내 삶에 즐겁고 유익한 일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이다.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간다.
하지만 전쟁과 테러의 공포에 시달리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하다고 알려진 땅, 미래가 검디검어 불안한 땅, 아프간으로 가서 선교하는, 세상보다 광야를 선택한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이시온 선교사이다.
아프간은 2004년 이라크에서 벌어진 한국 청년 김선일씨 납치·살해 사건과 2007년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 피랍 사건이 있었던 곳이다. 김씨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팔루자에서 현지 이슬람교 계열 무장단체 ‘알타우히드 왈 지하드’에 인질로 납치됐다가 피랍 22일 만에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됐다.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 활동을 떠났던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 신도 23명도 2007년 7월 19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탈레반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이 가운데 21명은 우리 정부의 중재로 40여일 만에 풀려났지만 봉사단을 이끌던 배형규목사와 단원 심성민씨는 억류 도중 탈레반에 목숨을 잃었다.
이 책은 이시온 선교사가 전쟁과 혼란과 가난으로 고통당하는 아프리카와 아프칸을 위해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충성하는 삶의 생생한 ‘증언’이다.
이시온 선교사는 어려운 가정에서 고생을 벗 삼아 성장했고, 청소년 시절 축구에 매달려보았지만 채울 수 없는 공허는 그를 방황케 했다. 고3 어느 날, 축구부 동창을 따라 교회에 갔다가 예수의 사람이 됐다. 그 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제자훈련을 받고 주님께 온전히 헌신하기로 결단하고, 선교단체에서 대학생들을 이끌고 단기선교여행을 다녀온 후 영국 언어연수를 거쳐 첫 선교지인 케냐 땅을 밟았다.
케냐에서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한국에서 선교동원가로 활동하며 세계 모처(某處)들을 탐문하던 그는 주님의 음성에 응답하는 마음으로 홀로 아프간으로 떠났다. 사선을 넘나들며 살아내는 것 자체가 버거운 영적 최전방에서 일하는 그에게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픈 때가 있었지만, 여전히 그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에 통곡하며 다시 일어섰다. 그는 폭탄이 눈앞에서 터지는 일을 목도하면서 비장한 고백을 한다. ‘만일 제게 천 개의 심장이 있어서 밤마다 그 심장을 터트려야 한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날마다 목숨을 걸고 살아야 하는 전쟁터인 최전방 선교지에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그가 어떻게 견디어냈는지, 하나님이 그를 어떻게 훈련시키셨는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면서 부해지려 하고, 안주하려 하며, 열방을 보지 못하고 약간의 선교비를 보내는 것으로 내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던 것이 나의 모습이 떠올라 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이 책을 선교사들과 목회자, 그리고 신학생들과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