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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심리학 - 18가지 위험한 심리 법칙이 당신의 뒤통수를 노린다
스티븐 브라이어스 지음, 구계원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심리학 열풍의 한가운데 있다. 베스트셀러 20위권 안에 심리 관련된 도서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게 된 것은 이미 오래 되었다. 승진의 비밀, 원만한 인간관계 등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는 서적이 심리학 관련 서적이다. 상사의 심리가 어떠한지, 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나 자신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는지 등등. 이러한 책들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뿌리 내려 이들이 주창하는 심리학적 법칙은 마치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다. 이러한 열풍은 사회가 심각한 병리현상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다.
이 책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사회인류학을 공부하고 10여 년간 여러 연령대의 사람들이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치료한 임상 경험을 갖고 있는 스티븐 브라이어스가 인간의 심리적 결함은 개인의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체제나 사회구조에서 기인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흔히 상식 혹은 법칙으로 알고 있는 심리학 이론이 유행처럼 흥행하거나 혹은 상품처럼 팔리면서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것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우리가 상식 혹은 법칙이라고 알고 있는 심리학 이론 중에는 전혀 근거가 없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대중이 자기 합리화를 위해 오용하는 것이 많다”고 주장한다.
‘자존감을 높이면 성적이 올라간다’, ‘속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이성보다 감성이 좋아야 한다’, ‘긍정 마인드가 성공을 부른다’, ‘대화가 문제를 해결한다’, ‘자기주장을 잘하면 사회생활에서 유리하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별에 살고 있다’, ‘나의 콤플렉스는 부모 탓이다’,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자’ 등 ‘엉터리 법칙’ 열여덟 가지를 선정해 각각의 허점을 들춰낸다. 이 법칙은 언뜻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깊게 파고들어 가보면 수많은 예외 현상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상대방이 당신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품고 있다면 당신이 100% 옳다고 해도 대화에서 이기지 못한다. 또 이긴다고 해도 당신은 피투성이 승리자일 뿐이다. 당신의 논리가 가장 옳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조심해야 할 때임을 기억하라.”(p.90)고 말했다.
사회 심리학자 조지프 포가스의 실험에 의하면 행복한 사람들은 덜 행복한 사람들에 비해 더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더 잘 속아 넘어가며 성공할 확률 또한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언론인 마르타 자라스카의 연구에 따르면 아무 걱정 없이 행복한 상태일 때 오히려 인간은 편견에 빠질 수 있다. 행복한 기분에 젖은 배심원 집단이 그렇지 않은 배심원 집단보다 인종차별적인 판결을 내린 심리 실험 결과가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근거를 예로 들면서 ‘행복’이라는 화두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인간의 삶이란 아무 문제없이 즐거운 상태로만 머물러 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행복하지 않으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말하는 심리학은 믿지 말라고 권한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절대가치를 부여한 심리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대한 인지적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에 도움을 받았다. 그동안 심리학이라면 무조건 신뢰했었으나 “위험한 심리 법칙이 우리를 통제한다”는 말을 되 새겨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대로 ‘인생을 바꾸고 싶은 독자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