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 답이다 - 21세기의 한국인이 로마인에 던지는 14가지 질문
조무현 지음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의 보수와 진보는 왜 서로 소통도 못하고 서로를 불구대천의 원수마냥 보는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나는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첫째는 보수는 물론이고 진보 역시 상대의 이야기를 전혀 들을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는 경쟁의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지기 싫어하는 승부근성이 강한 편이다. 이것이 소통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셋째는 진정한 보수와 진보가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끊임없이 분열과 불안을 조장한다. 과연 이렇게 반복되는 분열과 불안 속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나아가는 것인가? 우리나라와 같이 불운한 환경 속에서 분열과 불안을 이겨낸 나라가 바로 로마.

 

이 책은 인터넷 카페 로마제국사에서 제국주의와 독재자 예찬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주류 서양사 인식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해오면서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을 발표해온 숨어있는 역사 비평가인 조무현이 로마의 역사 속에서 여전히 한국 사회에 부족한 성숙한 시민정신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역사비평서다. 저자는 고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을 구현한 로마인들에게 모두 14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책은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로마의 진정한 힘에서는 주변 국가의 위협 속에서도 로마가 강한 군사력과 뛰어난 정치력으로 수많은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로마인만의 관용과 포용 정신으로 설명하고 있다. 2시민의 힘에서는 자신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의무를 외면하지 않았던 로마인들의 모습을 소개하며 성숙한 시민사회의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3지도자의 노력에서는 공정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로마의 지도자와 지도층 인물을 소개하며 진정한 리더십의 진수는 무엇인지 알려준다.

 

이 책은 로마 황제의 강력한 리더십에 초점을 맞춘 로마 역사가 아니다. 시대 변화에 융통성을 보이며 유연하게 적응한 로마와 로마인의 진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나는 몇 년 전에 유럽을 여행하면서 로마에서 일주일을 머물렀다. 로마 황실에서 지은 로마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콜로세움은 로마제국에서 가장 최초로 만들어진 원형 경기장인데 거기에서 초대교회 교인들을 원형경기장에서 처참하게 죽였던 사건을 기억했다. 로마제국은 교회를 다녔던 어린 시절에는 선한 기독교인을 핍박하던 악마의 제국으로 알았는데 책 속의 로마는 해방 노예의 아들이 황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포용과 관용을 갖춘 사회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시민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팍스 로마나의 번영을 이룬 성공한 사회였다. 지도자들 역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공정한 사회 구축에 힘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로마의 모습은 나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 갇혀 있는 한국 사회에 포용과 관용으로 나아가야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로마의 모습은 분열된 한국 사회에 이상적인 사회의 조건을 제시한다.

 

로마는 사회의 보수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장 혁신적인 진보정책으로 시대의 흐름에 융통성 잇게 적응한 국가다. 이들의 모습을 한국의 정친인들이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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