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이 예쁜 코리안 - 독일인 한국학자의 50년 한국 문화 탐색
베르너 사세 지음, 김현경 옮김 / 학고재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오늘날 우리는 다종다양한 문화가 만나고 소통하며 충돌하는 글로벌 문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문화 융합 시대에 한국의 전통문화는 어떤 모습인가?

 

이 책은 1975년에 고려 방언 연구로 당시 서독 최초로 한국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신라 향가 연구로 교수 자격을 얻었으며, 한국 고대 언어와 문학 연구에 노력해왔으며, 독일 보훔 대학교와 함부르크 대학에 한국학을 정립하고 확산시키는 데 지대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50년 가까이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독일의 한국학자인 저자 베르너 사세 교수가 밥과 김치, 한옥과 정자 등 한국의 물질문화에서부터 선비 정신, 유교와 불교, 무속, 한글 같은 정신문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문화의 민낯을 이방인의 시각으로 펴내는 대중적인 한국 문화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인도 잘 모르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21세기 글로벌 문화로 발돋움하기 위해 한국 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도 비판적으로 언급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어떤 문화에서건 사람들은 동일한 열망과 기본적인 필요를 느끼는 하나의 인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같다. 모든 인간에게는 음식과 보금자리, 사랑, 사회적 교류, 자부심이 필요하다. 학자들은 이러한 접근법을 문화적 보편주의라고 부르는데 의미는 매우 단순하다. 표면적으로는 서구인과 한국인이 다르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이라는 동질성이 있다는 뜻이다.”(p.17~18)라고 말했다.

저자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적극 되살리고 보존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것이 과거에 대한 낭만적인 향수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국가 브랜드홍보의 차원이어서는 곤란하다고 말한다. 최근의 한복 홍보가 대표적인 예다. 정부와 많은 사람들이 한복의 아름다움을 강조하지만, 실제 한국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거의 한복을 입지 않는다. 자신들이 잘 입지도 않는 옷을 어떻게 외국에 자랑할 수 있겠는가?

 

저자가 보기에 한복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실제 한국 문화와, 말로만 홍보하는 상상의 한국 문화 간에 불일치”(p.52)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저자는 최근 한국 문화를 보여주는 자리에서 한복을 소개하는 것은 살아있는 문화가 아니라 박물관 문화에 가깝다.”고 꼬집는다.

 

이 책에서는 그는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물질주의를 매섭게 꼬집은 가운데, 최근 한국의 결혼식이 심각한 물질주의에 빠져 있는 것을 걱정했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 집이나 혼수 문제로 다투거나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이곳이 전통과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던 한국이 맞나, 하고 의구심이 들 정도다. “혼수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어떤 커플은 결혼하기도 전에 그 문제로 헤어진다. 내 친구 부모는 신랑 집에 3,000만 원을 보냈지만 그쪽에서 충분치 않다고 했다.”(p.207)고 했다.

 

이 책은 한국 문화에 짙게 밴 민족주의적 화장을 걷어내고 한국 문화의 민낯을 자신 있게 드러내자고 말한다. 나아가 한국 전통문화가 21세기 문화 융합의 시대에 어떤 모습이 돼야 하는지도 제시한다.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꼭 읽고 되돌아 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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