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들의 증언
이용석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정전 60, 수십 년 세월 속에 기억도 희미해진 한국전쟁, 그러나 전쟁을 겪은 사람과 그 현장에 남아 있는 상흔은 아직도 선연하다. 여전이 상처가 다 치유되지 않아서다. 그래서 우리에게 전쟁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이다.

 

1950625일 새벽 4시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53727일 판문점에서 휴전협정이 체결되기까지 31개월 동안 계속돼 막대한 인명·재산피해를 냈다. 남북한군은 물론 연합군 등 수백 만 명과 민간인 수십 만 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어 63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군은 전쟁중 1495명이 전사하고 7178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132256명이 실종됐다. 또 포로로 붙잡힌 사람은 9634명으로 한국군 전체의 인명피해는 1백만 여명에 이른다. 한국군을 돕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은 57615명이 전사하고 115312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실종과 포로는 8897명으로 집계돼 유엔군의 피해는 18만 여명에 달했다.

 

이 책은 육군3사관학교를 졸업, 1979년 소위로 임관해 장교로 복무하다 2010년까지 5년간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발굴과장으로 근무했으며, 현재는 조사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이용석 중령이 그동안 우리가 몰랐거나 잊은 6·25전쟁의 비극을 자신의 경험과 격전지에서 접한 주민 및 참전용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 땅의 국민이라면 우리의 비극적 과거인 6·25전쟁의 참상을 바로 이해하고, 우리의 부모형제들이 이념의 희생 속에 피로 지켜낸 대한민국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전쟁의 상처는 아물고 젊은 세대들은 이 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조차 알지 못할 정도가 되어 버렸지만 국군포로 문제는 물론 전사자들의 유해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6·25 전쟁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국군 16만명 가운데 유해를 찾은 경우는 3만명 수준. 13만명의 전사자 유해를 찾기 위한 국방부 차원의 노력이 10년 넘게 계속되고 있지만 2000년부터 우리 손으로 발굴한 전사자 유해는 고작 7000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유해발굴은 나라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국가와 국민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근간이 될 것이다. 유해발굴 현장을 안보교육의 현장만이 아닌 국민 의식개혁 현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p.58)고 말했다.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유해를 발굴해 유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이다. 따라서 마지막 한 분의 유해를 찾아서 유가족의 피맺힌 한을 풀어드릴 때까지 국가의 무한책임 의지는 계속돼야 한다.

 

백선엽 예비역 육군 대장이 추천사에서 부디 이 생생한 기록이 우리 후손들에게 두루 읽혀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의 참혹함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부탁한 것처럼 전쟁의 비극을 실감하고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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