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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 우리 시대를 읽기 위한 최소한의 인문 배경지식 ㅣ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2
주현성 지음 / 더좋은책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사람답게 살고 싶은 갈망에서 인문 문화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산다. 옆에 누군가 굶주리고 있다면 먹을 것을 가져다주고, 누가 아프면 병실에 찾아가 위로한다. 남의 경조사에 예의를 표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반드시 인문학자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누구나 인문 문화적 환경에서 살고 있다. 다만, 인문학은 그러한 문화를 일구어 오는 과정에서 인간이 유별나게 잘 성취한 것, 예를 들면 예술이나, 과학이나, 학문 같은 분야에서 성취한 것을 좀 더 적극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적이고 어렵다는 인상을 주지만, 사실 인문학적인 관심이라는 것은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으로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 것인가, 하는 현실적인 관심과 직결되어 있다.
몇 개월 전부터 동네 주민자치센터에서 개설한 인문학 강좌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인문학을 배운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인문학은 짧은 시간에 섭렵하기도 힘들뿐더러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조금이라도 심도 있는 인문 지식을 펼쳐볼라치면 꽤 다양한 기초 상식이 있어야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실존주의와 니체에 빠져 학창 시절을 보낸 후,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면서부터 심리 치료와 사회학을 공부하고, 나아가 사회학 방법론을 고민하게 되면서 현대 철학에까지 지적 편력을 넓히고 있으며, 눈뜨면 매일 30분 이상 책을 읽었던 시간들이 쌓여 출판기획자의 길을 걸어온 저자 주현성이 오랜 기획자 생활을 통해, 독자들이 가볍고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좀 더 깊이 있는 담론에 참여하고 싶어 하지만, 기초 지식 없이는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책들이 많기 때문에 어려워하는 현실을 깨닫고 우리 시대 인문학을 위한 최소한의 배경 지식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모네 이전의 회화」에서는 원시 시대 미술에서부터 고전주의 등 다양한 사조를 거쳐, 다시 마네에 이르는 미술사의 긴 여정을 다루고 있다.
2장 「문학과 문예사조」에서는 문학작품과 시대를 아우르는 문예사조가 어떻게 변화되어가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문예사조란 문학의 진정한 정신적 배경과 같은 것이며, 이를 통해 대작가들이 왜 그러한 쟁점들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3장 「과학의 독립사」에서는 과학의 중요한 전환을 이루는 시점들에 등장하는 이론들은 인문학에서 언제나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주제들이며, 철학의 중요한 논쟁거리이기에 과학을 시대에 따라 중요한 전환점을 중심으로 분야별로 정리하고 있다. 4장 「사회이론의 대가들」에서는 사회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찰과 정교한 논리를 다듬어낸 거장들을 소개한다. 5장 「미학의 역사와 대중문화」에서는 사회학적 미학에서 대중문화를 함께 간략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책의 두께를 보고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기보다는 어렵지 않고 재밌게 인문학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특히 문학 독자들과 지성인들의 관심사인 문예사조는 명작들을 중심으로 최대한 역사의 흐름에 따라 그 사조를 빼놓지 않고 다루었다. 마지막으로 미학의 역사와 대중문화에 대해 독자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해 넣었다. 이 책을 누구나 한번은 꼭 읽게 되기를 바란다.